절대적 일치 vs. 지각적 일치
True tone (저는 항상 On으로 합니다.)
아이폰 혹은 아이맥, 맥북 등을 사용할 때 True tone을 고민해 본 적 있으신가요?
맥북에서 디스플레이 설정에 들어가면 이런 화면이 보일 겁니다. 저는 True Tone 항목을 항상 켜두고 사용합니다.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디스플레이를 주변광에 맞춰 색상이 다른 환경에서도 일관적으로 보이도록 자동으로 조정합니다.)
'절대적 일치'
True tone을 활성화하면, 주변 환경에 맞춰 화면의 색이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색보정을 위해선, Tru tone 설정을 끄고 촬영 및 보정할 것을 권장하는 안내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절대적 일치'의 입장입니다. '절대적 일치'라고 해서 우리 눈에 찍힌 대로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 눈은 주변 광원에 영향을 받아 '색순응 변환'을 해서 디스플레이를 보게 됩니다. '절대적 일치'는 찍힌 절댓값을 그대로 디스플레이에 노출한다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절댓값을 언제나 그대로 디스플레이에 노출하게 되면, 붉은 노을빛이 물든 석양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보정할 땐, 더 붉게 보이고, 색온도가 높은 녹색 빛이 감도는 형광등 불 빛 아래에서 스마트폰으로 작업한다면 사진은 더 푸르게 보일 겁니다. 찍힌 그대로를 카메라는 디스플레이에 노출시켜 주는데도 말이죠. 즉 내가 촬영한 사진이 아침, 점심, 저녁, 실내, 실외, 이쪽 책상, 구석진 소파, Tv 앞으로 이동할 때마다 다른 색감으로 보이게 됩니다. 만약 정확한 색보정 후반작업을 위해서 True tone을 끄고 촬영한다면, 이동할 때마다 다르게 보이는 색을 우리 눈은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절댓값을 디스플에이에 노출시키고 있음에도 그때그때 기준은 계속 바뀌게 됩니다.
'지각적 일치'
반면에, 디스플레이를 주변광에 맞춰 색상이 다른 환경에서도 일관적으로 보이도록 자동으로 조정해 준다는 True tone 기능을 활성화하고 촬영해서 보정한다면 '절대적 일치'를 위한 절댓값을 디스플레이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과 어떻게 달라질까요? 아침, 점심, 저녁, 실내, 실외, 이쪽 책상, 구석진 소파, Tv 앞으로 이동할 때마다 주변광의 색온도는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True tone을 활성화하면, 디스플레이는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해서 주변광의 이색(5500캘빈도를 벗어난 푸르거나 붉은색)을 제거하려고 애쓰게 됩니다. 계속 다른 색감으로 보였던 사진이 일정한 색을 유지하게 됩니다. 물론 완벽하게 작동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하나의 색온도만 존재하지 않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즉 붉은 인공광과 틴트 된 창으로 들어오는 푸른 자연광이 혼재되어 있는 환경에서, 색온도를 정확하게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절댓값을 그대로 디스플레이에 노출하는 것보다 색 틀어짐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눈의 적응(색순응)'을 디지털로 흉내 내는 것입니다. 왜곡된 시지각을 교정하는 것이 True tone 기능입니다.
***기억할 포인트***
True tone을 활성화한다고 해서 찍힌 원본 사진 컬러의 절댓값이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True tone의 On and off와 상관없이 절댓값은 변함없습니다. 단지, 그 절댓값을 그대로 디스플레이에 노출시키느냐(OFF), 아니면 주변 광원의 간섭을 최소화해서 원래의 절댓값 색을 최대한 구현하도록 디스플레이상의 색을 교정해서 보여주느냐(ON)의 차이입니다.
'통제된 환경이라면'
그럼 작업환경의 기본조명이 5000~5500K를 유지하고 있는 깨끗한 환경이라고 가정하면 어떨까요? 이럴 땐, True tone 기능을 꺼두면 될까요? 일단 맞습니다. True tone 기능이 무용지물인 환경인 셈이죠. 절댓값을 그대로 디스플레이에 띄워도 간섭할 주변의 붉거나 푸른빛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본래의 색을 잘 표현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True tone 기능을 활성해 두면 어떻게 될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이론적으로 잘못된 이색 없이 주변광이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면 True tone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해도 True tone은 작동하지 않고 '0'에 수렴하게 됩니다. **완벽한 작업 환경을 구성했다고 해도 깨끗한 빛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어떨까요? True tone을 활성화해두면 주변의 빛이 약간만 중립에서 벗어나도 미세한 보정으로 눈의 색순응 한계를 메우게 됩니다.
맥북이든, 아이폰이든 True tone을 ON 해두면 장소를 이동하더라도 일관된 색을 보면서 작업하는데 유리합니다. '절대적일치'와 '지각적 일치',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