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의 브랜드텔링 21. | 나라경제 2020년 9월호
19세기 미국의 두 과학자가 전기의 송전방식을 두고 전쟁을 벌였다. 이름하여 ‘전류전쟁(War of Currents)’. 이 전쟁에 대립하던 두 과학자는 직류를 고집한 에디슨과 교류를 주장한 테슬라이다. 에디슨의 직류 방식으로 미국 전역에 전기를 공급하던 웨스팅하우스가 테슬라의 교류시스템을 선택하면서 시작된 이 전쟁은 교류시스템의 효율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테슬라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 이후 테슬라는 이를 위해 교류를 이용한 발전기와 원동기를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게 된다.
2003년 마틴 에버하트와 마크 타페닝은 회사의 이름을 ‘테슬라 모터스’라 명명한다. 교류 유도 전동기를 사용하기로 한 그들은 이를 최초로 개발한 테슬라의 이름을 땄다. 환경보호가 이기도 한 둘은 지구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는 최적의 자동차가 전기자동차라 생각하고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개발방식으로 전기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회사를 설립했다. 온라인 지불 시스템 ‘페이팔’로 성공한 민간 우주 항공 기업 스페이스X 창립자 일론 머스크가 2004년 투자와 동시에 테슬라에 합류하면서 ‘테슬라’는 한 발 더 앞선 생각으로 전기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깨끗하고 조용한 전기자동차의 특성에 더해 운전하기에 더 재미있고 더 안전하면서 한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간다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가솔린 자동차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란 상상으로 그들은 모든 것을 바꾸어 나갔다.
2006년 7월 상상은 현실이 됐다. 테슬라의 첫 번째 양산형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가 세상에 공개됐다. 전기자동차는 그저 골프용 카트나 셔틀버스 정도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1회 충전으로 400Km를 가고 4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 가능한 스포츠카 ‘로드스터’에 열광했다. 화성 여행을 꿈꾸던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를 망상가로 폄하했던 언론도 그를 혁명가로 추켜세우면서 테슬라도 함께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일론 머스크라는 퍼스널 브랜드 정체성이 더해지면서 테슬라의 행보는 매력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SEXY한 테슬라
‘로드스터’ 탄생 이후 전기자동차는 기존의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르게 다시 디자인하는 것만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테슬라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모델 S 개발을 시작했다. 더 안전하고 빠른 자동차를 위해 배터리 셀을 트렁크 쪽에 두어 제작했던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 바닥에 설치한 모델 S가 2009년 3월 시제품이 공개됐다. 한 번 충전으로 470Km 운행이 가능한 세단형 모델 S가 2012년 시장에 출시되면서 테슬라는 설립 10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엔 SUV 전기차 모델 X를 선보였다. 모델 X는 팔콘 윙 도어를 가지고 있어 아이와 함께 안전한 차를 찾던 고객들에게 맞춤인 전기자동차를 선보인다. 다 자녀를 둔 가장 일론 머스크는 팔콘 윙 도어로 개발한 배경에 아이를 안아 자동차에 앉히는 행동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소개했다.
2016년엔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 모델 3가 탄생되고 2019년엔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에게 가장 위험한 차체 앞쪽 크럼플 존(crumple zone)에 견고한 구조를 만들어 안전이 강화된 모델 Y를 선보이며 판매를 앞두고 있다.
이로써 테슬라는 모델 S 3 X Y로 ‘SEXY’ 한 매력적인 테슬라 제품군을 완성시켰다.
테슬라는 여러모로 다른 관점의 새로운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각기 다른 관점이 가진 공통점은 운전하는 사람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랜드의 차별화가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차별화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이라도 사람이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차별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사라지게 마련이다.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 많을수록 차별화는 더욱 빛을 내고 반짝인다.
테슬라가 만들어 낸 가치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테슬라가 더욱 SEXY해 보이는 것이 아닐까?
테슬라 다움
판매방식에 있어서도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한 테슬라는 웹 사이트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매장에 가면 영업사원 대신 엔지니어가 고객을 맞이한다. 테슬라는 잠재 구매자를 위해 부담감을 덜고 엔지니어와 함께 깊은 대화를 통해 전기자동차 구매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돕고 있다. 판매 실적도 필요 없는 매장의 엔지니어는 사려 깊게 고객과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화를 마친 고객은 집으로 돌아가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은 웹사이트에서 편안하게 하면 된다. 구매의 편안함이 테슬라 자동차의 편안함의 경험으로 연결되는 거다.
고객들에게 ‘테슬라 네트워크’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테슬라 네트워크는 테슬라를 가지고 있는 전 세계의 차주가 가입할 수 있고 가입된 차주의 테슬라 자동차는 차주가 운행하지 않는 운휴 시간에 자율주행을 이용해 영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테슬라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손님은 교통비를 절약하고 차주는 자동차를 구매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하지만 테슬라 네트워크가 실현되기 위해선 완벽한 자율 주행이 선행되어야 한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탈도 많고 말도 많아 시간이 더 흘러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의 차별화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려면 많은 시간과 더불어 시행착오와 개선의 반복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의 차별화가 올바른 곳을 향하고 있다면 차별화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됨과 동시에 하나의 대명사가 되기도 한다.
새로운 전기자동차를 탄생시킨 테슬라는 독특하고 기발한 관점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진화에 나가며 테슬라 다움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 보인다.
위대한 발명가라 칭송받던 에디슨의 직류시스템에 반기를 든 테슬라가 효율성있는 교류시스템으로 송전방식을 진일보시켰듯이 전기자동차 브랜드 테슬라도 같은 운명이 될 것을 조심스레 점쳐본다.
•찰스 모리스 지음, 엄성수 옮김, 「테슬라 모터스, 일론 머스크 자동차를 혁명하다.」 ,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