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브랜드텔링 Epilog
그래서 브랜드가 좋은 거야 마케팅이 좋은 거야?
누군가 브랜드에 대해 물어보면 양지에서 흙에 낙서하며 혼자 재잘대는 소년처럼 묻지 않은 것까지 시시콜콜 설명한다. 듣는 이의 표현에 따르면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순간 눈은 반짝거리고 아까와는 다른 목소리로 확신에 차서 말한다고 한다. 말하는 사람은 자신을 못 보니 그들이 말한 대로라면 브랜드에 진심인 사람인가 보다. 그렇게 한참을 말하고 나서 그들이 던지는 질문 중 가장 어렵고 현타오는 물음이 있다. “그러면 왜 꼭 브랜드여야 하는가?”라는 물음이다.
왜 꼭 브랜드여야 할까? 지금껏 수많은 사람에게 질문을 받았지만 아직도 뚜렷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물음, 답이 없는 물음이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하는 물음이나 다름이 없달까? 그래서 에필로그의 주제를 이것으로 정했다. 지금껏 브랜드에 대해 시시콜콜 말하는 것을 들었으니 이런 물음을 가지지 않을까 해서다. 글을 쓰는 지금도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지 의문인 채로 에필로그를 적고 있다. 늘 그렇듯 단어를 파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해본다.
보통 ‘마케팅과 브랜드’를 비교하며 우리는 말을 꺼낸다. “마케팅과 브랜드가 무엇이 다른가요?” 식이다. 두 개를 대등관계로 비교하면 단어가 바뀌어야 한다. 마케팅과 브랜딩이든 마켓과 브랜드이든 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대등 비교를 해보니 차이점이 보인다. 마켓은 시장이고 브랜드는 이름이다. 마케팅은 시장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고 브랜딩은 이름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라는 비교가 생긴다. 쉽게 말하면 마케팅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말하고 브랜딩은 ‘이름을 판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확실히 비교가 되는 문장이다. 물건만 파는 사람과 자기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사람과의 차이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물건 판매가 중심인 것은 재화를 지향하고 이름 판매가 중심인 것은 가치를 지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 ‘갑질’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갑과 을의 관계 즉 시키는 사람과 시키는 것을 하는 사람 사이에 관계에서 사용되는 ‘갑’과 ‘을’에서 ‘갑’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하는 행동을 나타내는 접미사 ‘~ 질’ 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다. 언뜻 봐도 하는 행동에 부정적인 접미사를 붙였다. 수직적 관계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꼬집어 만들어진 단어다. 단어는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을 담고 있다. ‘갑질’이 의미하는 관습적인 행동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왜 단어가 이제야 만들어진 것일까? 이제 갑질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생긴 거다. 이점이나 약점으로 상대를 굴종시키는 행동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생각이 읽힌다. 재화로 움직이기보다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세상은 늘 사람들의 생각으로 움직인다. 세상, 세계, 우주 등의 단어는 사람들의 생각에 의해 만들어졌고, 유지되고, 의미가 부여된다. 한 마디로 사람들의 생각대로 세상은 흘러간다. 그러니 이제 세상은 가치지향이 더 중시되고 있다. ‘돈이면 뭐든 되는 세상’이 더 이상 아닌 거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가 생기고 그런 가치를 갖고 있는 물건이나 사람의 이름, 즉 브랜드가 중시되고 있다.
‘그래서 브랜딩이 더 좋다는 것인가?’라는 물음이 이어진다면 이 물음엔 ‘...’를 말하고 싶다. 마케팅을 선택하든 브랜딩을 선택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여러 가지 선택지 중에 선택된 것에 대한 결과만 우리는 알 수 있기에‘ 것봐 내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은 모두의 노력을 경시하는 문장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선택에 후회만 없다면 결과가 경험이 될 수 있고 지혜가 될 수 있다. 다만 브랜딩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마티 뉴마이어 Marty Neumeier의 <브랜드 반란을 꿈꾸다 ZAG>라는 책을 보면 마케팅과 브랜드에 대한 그림이 나온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브랜드는 진심이 있어야 하고 진심이 알려질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브랜드를 아끼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브랜드는 더 단단해지고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래서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은 어렵다. 어렵기 때문에 아무나 만들 수 없고 아무나 만들 수 없으니 좋은 브랜드는 희소해서 귀하다.
세상은 가치지향이 되어가고 있고 좋은 브랜드는 아직까지 많지 않기에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브랜드는 선점의 의미가 없다. 더 좋은 브랜드는 언제나 나중에 생긴다. 앞의 선례를 보며 더 진화된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만일 브랜드 혹은 개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분들은 지금이 적기다. 진심으로 사람들을 향한 브랜드를 만든다면 충분히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말, 즐거워지는 말, 희망의 말을 텔링 하는 브랜드 이길 바랄 뿐이다.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브랜드텔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