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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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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원 Dec 31. 2020

굿바이 마이 캡틴, 우리의 얼장, 이시언

‘나혼자산다’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이시언이 올해를 끝으로 ‘나혼자산다’에서 하차하게 된다. 2016년 처음으로 박나래와 함께 입사동기로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이시언은 기안 84와 함께 30대에 혼자 사는 남자들의 모습을 잘 대변해주었고, 시청자들은 덕분에 많이도 웃고 울었다. 특히, 이시언은 특유의 깐족거림으로 한혜진과 현실 남매, 기안 84와 현실 형제와 같은 다양한 케미를 보여줬다. 이 외에도 대(기)배우, 세 얼간이의 얼장, 썩동이 오빠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나혼자산다’를 이끌어왔던 이시언, 그가 지금까지 ‘나혼자산다’에서 보여준 모습을 열거하기만 해도 글을 마무리해야 될 지경이다. 지금부터 그가 걸어온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이시언의 하차.. 와.. 이거 어떡하냐..


꾸밈없는 30 대표 자취러 이시언


이시언은 첫 출연 당시 W의 수봉역으로 출연해서 큰 관심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만큼이나 인지도가 크지는 않았다. 본업이 배우이긴 했지만 ‘나혼자산다’에 출연하기 이전에 출연한 작품이 꽤나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작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예능프로그램인 ‘나혼자산다’라는 놀림을 받기도 한다. (사실 나도 ‘나혼자산다’에서 처음봤다.) 물론 이시언도 ‘나혼자산다’ 출연 이전에 조연으로만 자주 출연했었는데, ‘나혼자산다’ 덕분에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 그래서 배우로서도 탄력을 받은 이시언은 이 같은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느낌이다. 방송 초기 연예인과 일반인 그 사이였던 이시언은 불안정한 배우 수입에도 꾸준히 부어온 주택 청약으로 통장으로 아파트를 분양하는 모습과 직거래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평범한 자취러들에게 소소한 웃음과 공감을 전했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더러운 자취남의 일상을 제대로 보여줬다. 주변인들은 물론 집주인까지 전화해서 청소 좀 하고 살라는 소릴 했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내 방을 보는 것 같기도..


세얼간이의 얼장이시언


200회 특집을 기념하여 기안84, 헨리, 이시언, 한혜진, 박나래, 전현무가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그 곳에서 특유의 어리숙한 케미를 터트리며 이시언, 헨리, 기안84의 세얼간이가 탄생했다. 맏형 1얼 이시언-둘째 2얼 기안84-막내 3얼 헨리로 뭉친 세얼간이는 서로의 무식함에  때로는 질타하기도, 때로는 위로하기도 하면서 어마무시한 케미를 자랑했다. 여기에 홍콩 여행을 계기로 성훈까지 합쳐 네얼간이로 완전체가 됐다. 이시언은 이중에서도 1얼이자 얼장(얼간이의 대장)으로서 신 멤버 가입 심사와 승인을 담당하고 있다. 네얼간이는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전했고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나혼자산다’의 보증수표가 되었다. 이 네 얼간이의 조합이 나오는 회차마다 시청률이 소폭 상승하고 커뮤니티에는 짤방이 많이 돌았다. 덕분에 이시언은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네 얼간이 형제들과 함께 ‘베스트 팀워크상’을 수상했다.


한 명은 배우, 한 명은 가수, 한 명은 만화가다. 직업, 성격, 외모도 다른 이 세얼간이들은 함께 모일 때마다 세얼간이의 특유의 백치미와 순수함을 통해 매력을 뿜어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시언 하차


이시언의 인기라도 증명하듯이 하차설과 함께 하차를 둘러싼 다양한 소문들이 세간에 돌았다. 하지만 이시언은 방송에서 유쾌하게 질문을 답하며 시청자들의 의혹을 해소했다.     

Q. 연애 중인 배우 서지승과의 결혼 때문에 하차하는 건가요?

A. “그랬으면 썼겠죠.”

Q. 자진 하차가 아니라 잘린 게 아니냐?

A. “자르면 안 나가죠!”

Q. 여은파의 모습이 담긴 신년 달력에 서운해 나간 것이 아니냐?

A. “전혀 아니다.”


마지막 질문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02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기념하는 ‘나혼자산다’의 달력에 여은파 에디션만 낸 것은 당사자들을 떠나서 이시언을 비롯한 남성 멤버들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섭섭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 질문은 이시언 개인의 의혹보다는 시청자들의 서운함에서 나온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쨋건 이시언은 하차 이유에 대해서 “연기 열정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예전보다는 절실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솔직한 심경을 표현했다. 그는 ‘나혼자산다’가 싫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본업과 꿈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나혼자산다’는 확실히 이시언의 큰 버팀목이자 그를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들어 준 발돋움 판이었다.


나혼자산다도 이시언도 모두 잘 살기를     


이시언은 ‘나혼자산다’에서 이런저런 어록을 만들고 출연자들에게 여러 별멍을 지어주는 등 특유의 예능감을 마음껏 뽐냈다. 이렇듯 ‘나혼자산다’에서 큰 존재감을 보였던 이시언이 하차하게 되면 팬들도 많이 아쉽고, 제작진들은 나름대로 방송의 큰 재료가 사라져서 고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혼자산다’는 지금까지 항상 참신한 게스트를 초대하여 반응이 좋으면 그들을 고정 게스트를 만들며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왔다. ‘이시언’이라는 인물을 대체하기는 힘들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충분히 잘할 것이라 믿는다. 이시언도 ‘나혼자산다’도 앞으로 각자의 꿈과 목표를 향해 멋지게 달려나갔으면 좋겠다.


‘나혼자산다’가 이시언의 하차를 앞두고 이별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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