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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허하다

언제부턴가 나의 마음은 텅 빈 상자 같이 공허하다

by 지구별여행자



언제부턴가 나의 마음은 텅 빈 상자 같이 공허하다



"마음이 허하다"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마땅히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터널의 시작점에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 소리는 터널이 끝나는 지점까지도 도달하지 못하고


터널 중간쯤 무심하게 뚫려있는 작은 틈새 사이로 사라져 갔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들어서기 전에도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중학생이었던 난 거의 3년가량을 사춘기라는 병명으로 살았었다


그 당시의 나의 머릿속에 가득했던


삶, 그리고 죽음


그러한 고민들은 나를 한 없이 어두운 터널로 밀어 넣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누군가가 나에게


"최선을 다해 살아왔느냐?"라고 질문을 한다면


딱히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어느 시점에서는 나름대로 죽을 힘을 다해 살았었다.




때론 정말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살아있다



그리고 살아있음에 무한 감사를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허하다"



허기가 지나 싶어 이것저것 먹어봐야


소화제만 절실해질뿐이다



마음이 허해도


괜찮다


이 한 마디로 나를 위로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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