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래텀 Jun 04. 2017

[허스토리#3]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를 연결하는 플랫폼

“제 인생의 기본은 열정과 긍정이에요. 20대 초반에 결혼했고, 만삭에 경찰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필기합격을 했었고, 외고를 나온 경력을 살려 고등부 영어과외도 했으며, 핸드메이드 작품 제작과 아동복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사업을 하고있죠.”


‘나, 엄마이기 전에 꿈 많은 여자’라는 슬로건을 가진 맘껏드림은 경력단절여성 해소를 위한 플랫폼이자 여성 재능공유 플랫폼입니다. 이 서비스는 여성의 일자리 창출과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서비스를 만든 사람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일과 가정의 양립’을 꿈꾸는 김현지 대표입니다.


김현지 맘껏드림 대표(27)


▲여자가 행복한 서비스 


서비스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방송통신대 유아교육과에 진학했었다. 동기 중 경력이 단절된 40대 주부가 많았는데, 대부분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하고싶던 걸 내려놓은 이들이었다. 처음엔 그들의 꿈을 책에 담고 싶었다. 그러다 여성의 일자리창출과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 서비스를 떠올렸고, 마침 중소기업청의 여성창업활성화과제를 알게 돼서 지원해 선정됐다. 그때가 2016년 11월이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마트를 돌며 사전조사를 했다고.


아줌마의 ‘창업 놀이’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타겟층이 가장 많이 있는 곳, 마트에 가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며 기혼여성으로 보이는 분들을 붙잡고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응원해주는 분도 있었고, 서비스가 있다면 써보겠다는 분들도 있었다. 힘을 얻고 시작했다.


3인의 여성으로 이뤄진 팀이다. 


일부러 여성만으로 구성하려 한건 아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우리 팀 CTO는 남편을 따라 부산에 내려온 네이버 출신 11년차 개발자다. 육아 때문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려고 했으나 이력서를 받아주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고 한다. 능력이 출중한 인재고, 바라보는 가치관이 같아 함께 하게 됐다. 또 한 분은 현재 미혼이지만 결혼해서도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찾는 디자이너다. 셋이 똘똘 뭉쳐 열심히 하고 있다.


서비스 이야기를 해보자. 시장에 재능 공유 플랫폼 서비스는 많다.


맘껏드림이 재능 관련 플랫폼인 것은 맞지만, 재능보단 계층, 단체에 둔 것이라 단순히 재능을 공유하는 사업과는 방향성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경력단절 여성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 일을 맞추는 게 아닌 자신의 생활방식에 일을 맞추면 어떨까 해서 만든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엄마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관건이다. 아이가 유치원, 혹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주로 찾는다. 그런 일을 많지도 않거니와 단순직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 엄마들은 어엿한 커리어 우먼이었다. 우리 서비스는 그들의 재취업 문을 열기 위한 목적이 있다.


엄마들 맞춤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시간제, 재택, 같이가치, 전문직 등 4개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다. 말그대로 시간제는 원하는 시간대의 일자리를 고를 수 있고, 컴퓨터 작업과 문서 번역 등 전문 분야 등은 전문직에서 찾으면 된다. 집에서 일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아이와 엄마가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도 있다. 이외엔 공공기관 채용정보를 큐레이팅해 보여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게 고객의 소리를 듣고 난 뒤 조금씩 개선한 결과물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다.


맘껏드림 현황을 이야기해 준다면? 


베이비 페어에 선보이기 위해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 서비스임에도 찾는 이들이 많다. 개인과 개인 거래도 그렇고, 학교 및 사회복지회관 등 관공서에서도 연락이 많이 온다. 부산대, 부경대 등 부산 지역 대학과 MOU를 맺었고, 여성과학인 재창업 지원사업과도 협력 중이다.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선생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지역 특성상 게스트하우스가 많아 이쪽 수요도 꽤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어 꾸준히 영업 중이다.


사실 사업이 매순간 좋을 순 없다. 하지만 잠깐 힘들다가 문의가 오거나 고객 피드백을 볼 때 다시 힘이 난다. 그래서 매일매일 신난다. 모녀 회원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딸이 먼저 서비스를 접한 뒤 어머니께 소개해줘서 함께 우리 회원이 된 경우다. 뿌듯했다.


맘껏드림의 다양한 서비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부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강좌까지 다양한 분야가 있다.


서비스 수익모델은 연결 수수료인가?


처음엔 중개수수료 모델을 생각했다. 하지만 재능공유자도 많은 수익을 얻질 못하는데 매칭 수수료까지 내면 서비스를 즐겁게 이용하지 못 한다 생각했다. 그래서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대신 월별 재능 등록비를 내고 선생님들의 전화번호를 공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월별 결제를 하는 만큼 고객 이탈률에 대해 고민이 있을텐데.


그래서 충성고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 달 매출을 낸 뒤 다음달 우리가 한 작업은 신규 고객 유치가 아니라 가입했던 모든 고객에게 연락해 피드백을 듣는 거였다. 거기서 나온 다양한 얘기를 바탕으로 앱을 다듬고 수정했다. 계속 노력할 거다.


매칭에 성공할 경우 일정 금액의 캐시백을 해주고 있다. 서비스 초기인데, 부담스럽지 않나?


소셜네트워크에 매칭 후기를 남긴 분에 한해서만 제공한다. 우리의 주 타겟인 여성들은 서비스를 추천하고, 추천 받고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입소문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적자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선생님, 즉 재능공유자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선생님은 개인, 사업자 모두 상관없다. 다만 단계를 나눠 놓았다. 1단계는 누구나 재료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정도다. 소통을 원하는 엄마들도 많기 때문이다. 2단계부터는 기초 정도 레벨을 갖춘 이들이 대상이다. 3단계부터는 제대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다. 단계별 선생님을 분류 해둬야 구매자 또한 합당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다음 버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초기 스타트업으로선 가장 필요한 시드머니와 사무실을 얻고 시작했다.


우리 서비스는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에 부합한 면이 있다. 그리고 내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부끄럽지만, 대표자의 역량도 봤다고 하더라. 사업을 이끌어갈 역량이 높다고 평가됐다고. 운이 좋았다.


사업을 확장하려면 추가투자도 필요해 보인다.


현재는 정부지원금을 조금 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재미난 여정을 인도해 줄 VC를 만나길 기대한다.


사업을 확장한다면 어떤 분야를 더 공략하고 싶나?


구매 결정력을 갖고 있는 20대~ 40대 여성들이 주요 타깃이라, 유아용품 등 여성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기업과 협력을 맺으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회사 운영할 때 지키고 싶은 원칙은.


회사를 만든 이유와 같다. 일하면서 모두의 꿈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부산이 기반이지만, 지역에 한정된 서비스는 아닐텐데. 


아직까지는 부산이 사용률 1위지만, 대구와 인천 지역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 전국은 물론이고 해외로도 가고 싶다. 우리 사업의 시장성이 작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는데, 세상의 반은 여자다. 그리고 경력단절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엄마가 육아와 일에 대한 고민은 전세계 사람들이 다 하고 있다. 국내에서 자리 잡으면 서비스를 현지화시켜 일본에 진출하고 싶다.


부산에서 벗어나 서울에서 창업해보고 싶단 생각은 안 해봤나.


일단 부산이 고향이라 심적으로 편하고 이 곳도 창업하기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해외 정보 및 국내 동향은 모두 인터넷으로 얻고 있고, 지역 네크워크 행사도 수도권만큼은 아니어도 자주, 그리고 알차게 열린다. 그리고 부산에 있는 몇 안되는 여성창업가여서 눈에 띄는 점도 한 몫 하는 것 같아 옮길 계획은 없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


우선 전국의 2,30대 엄마들에게 우리 서비스를 알리는 거다. 그리고 모든 이가 상부상조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고도화해 확장시키는 게 목표다. 



▲27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업가 


23살에 결혼을 하고 슬하에 두 아이가 있다. 사업과 병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 본인 인생이 끝났다고 좌절하는 여성분들이 많은데,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론 또래보다 앞서서 큰 경험을 했기에 다른 일을 담담히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방송통신대에 진학했다. 현재는 대학원 진학도 생각하고 있다. 사업초기 정부사업에 지원하기 위한 사업계획서를 쓸 때도 아이들이 잠든 새벽에 썼고, 젖을 먹이다가도 짬이 나면 쓰곤 했다. 쉽진 않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실행력이 강점으로 보인다. 


생각 나면 바로 행동하는 편이다. 한걸음 나아갈수록 보이는 게 다르다.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서비스는 올해 3월 8일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당시 9일부터 12일까지 부산에서 베이비 페어가 열렸는데, 서비스가 출시되기도 전에 주관사에 가서 같이하자고 설득했다. 그것이 초반에 우리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되었다.


가족 지원이 정말 크다고.


사업 선배이기도 한 친정 어머니는 조금 우려하셨지만, 시댁에선 며느리가 자랑스럽다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 없이 응원해주신다. 남편도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며 격려하며 양육 및 살림을 분담해주고 있다. 가족이 없었다면 맘껏드림은 없었을 거다.


27살 김현지는 어떤 꿈을 이루고 싶나.


거창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창업을 꿈꾸는 기혼여성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혼 여성의 창업률이 낮은 이유는 육아 때문이다. 나는 가족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지만, 그래도 일이 쉽진 않다. 아이가 아프거나 가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정말 난감하다. 하지만 어떻게든 둘 다 포기 안 하고 잘하고 싶다. ‘애 둘 키우면서 사업하는 김현지도 있는데 나라고 못할 것 없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성과를 내고 싶다.


끝으로, 각오 한 마디 해달라.


똑같은 아이템도 누가 어떤 비전을 갖고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달라진다. 우리 서비스에 많은 관심 가져달라. 잘 해낼 거다. 그리고 모든 창업자들을 응원한다. 힘내서 목표한 꿈을 이루길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