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이 인생을 좀 더 긍정적으로 사는 방법
휴일이 끝난 다음 날이면 나는 새벽에 일어나 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남짓 운전해 회사로 내려간다. 그렇게 한 주를 보내고 나면, 금요일 일과를 마친 뒤 다시 집으로 올라온다.
겨울의 깜깜한 새벽길 운전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오늘 새벽도 그랬다. 보통 출근 전날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든다. 새벽 운전 중 졸음운전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덟 시간을 자고도 졸음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지퍼백에 담아 온 사과 조각을 먹고, 껌을 씹으며 간신히 졸음을 쫓아낸다.
오십이 넘어서 처음으로 주말 부부를 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주말 부부를 하고 나서 내 집과 아내에 대한 정이 더 생긴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매주 월요일 새벽에 집을 떠나는 것이 썩 유쾌하지 않을 때가 많다. 오늘 새벽도 그러했다.
"매일 일하러 갈 곳이 없다면 어쩔 거냐? 이 철없는 인간아." "행복한 줄 알아라. 월급 없이 몇 달 지내봐야 정신 차리겠구나." 철없는 나를 자책하며, 하루하루 감사할 것을 찾아보자 생각했다. 주말 부부를 해야 하지만 여전히 나를 찾아주는 직장이 있고, 가족들은 건강하고, 우린 화목하다. 어머니는 팔순이 넘었지만, 여전히 정정하시다. 형제들도 다 평안하다. 이외에도 많다. 그러나 평소에 우린 이런 것을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 반대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현재에 감사하게 될 것 같다.
"젊은 나이에 일하러 갈 곳이 없다면?", "가족이 많이 아프다면?", "병이 걸려서 병원에 몇 달째 입원해 있다면?", "팔이 부러져 운전을 못한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새벽같이 일어나서 운전을 하고,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것이. 비록 내 뜻을 몰라주는 직원들에게 마음 상하고, 자기 뜻을 알아달라고 무논리로 닦달하는 사장님 때문에 늘 긴장해야 하지만... 사장님과 직원들이 있기에 나도 있는 것이니.
어제는 1월 1일 목요일, 하루를 쉬었다. 그리고 오늘 1월 2일 금요일, 미국은 1월 1일 저녁이었다. 주재원으로 미국 근무할 때 나의 팀원으로 일했던 직원으로부터 새해 인사 메시지를 받았다. 내가 미국에서 복귀한 지 이제 딱 10년이 되었고, 미국시민인 그 직원은 지난해 한국남자와 결혼해서 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우린 아직까지도 때가 되면 연락하고 지낸다.
그리고 나와 함께 전 직장에서 15년을 같이 일하다가 퇴사한 상무님에게 새해 인사를 했다. 그분이 퇴사하고 얼마 있지 않아 나도 (전) 회사를 떠났었다. 새해 덕담과 함께 "상무님과 같이 일했을 때가 좋았습니다."라고 한 마디 진심을 덧붙였다. 상무님은 요즘 꽤 괜찮은 미국 회사에서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나도 이 부장하고 일할 때를 종종 생각해."라고 했다.
이 두 사람과 일했을 때도 나는 지금과 비슷하게 회사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 사실 회사생활이 늘 즐겁기는 쉽지 않은 것 아닌가. 그때 상무님과 서로 호흡이 잘 맞는 편이기는 했지만, 상무님의 업무에 대한 터프함과 집요함에 질릴 때도 종종 있었고, 나를 몰아붙일 때는 "내가 회사 그만두면, 전부 저 사람 때문일 것이다."라고 생각할 때도 많았다.
멀어진 과거는 아름다울 때가 많다. 미래의 내가 과거가 된 오늘의 나를 보듯이 현재의 오늘들을 하루하루 살아보자.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란 말이 있다. 내 인생을 멀리서 지켜보면, 굴곡 있는 삶을 묵묵히 헤쳐 나가는 영화 속 인물처럼 힘들지만 아름답고 대견해 보이지 않을까? 오늘도 받은 잔을 마땅히 비우고 주어진 삶을 살아나가는 나에게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