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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주 Jul 01. 2024

디자이너와 생산성, 그리고 툴

인공지능을 대하는 디자이너의 태도

피그마의 Config 2024에서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리뷰와 개인적인 생각을 담았습니다.

피그마의 새로운 UI인 UI3와 AI 부분을 다룹니다. 피그마 슬라이드와 UI Kit 부분은 추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07/03 추가 업데이트: 생각보다 빨리 왔는데, Figma AI의 경우, 타사의 앱 디자인을 그대로 학습하는 문제가 생겨서 Figma의 대표 Dylan Field가 일시적으로 Figma AI를 비공개 했습니다. 



Figma UI3



피그마는 UI3라는 이름으로 피그마 툴의 UI를 재설계했습니다. 더 단순한 사용으로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만들어질 피그마의 일관성도 제작을 위한 실질적인 UI 구성 요소, 디자인 자원의 개발과 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UI인 UI3가 불편하다면, 도움말에서 이전 UI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UI가 단순해질 수 있는 이유는 나머지 잡무를 AI가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이 UI로 FigJam과 Figma Slides가 통합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Figma Design은 UI 디자인을 하는 피그마의 주 기능, FigJam은 온라인 화이트보드, Dev Mode는 개발자가 보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표현하는 모드, Figma Slides는 피그마로 만드는 프레젠테이션이라고 보면 됩니다.


UI3는 매우 직관적인 접근으로 이론을 따지지 않고, 효율적인 제작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많은 기능들이 위치를 바꾸었습니다. 새롭게 변경된 디자인은 패널과 캔버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변경된 디자인은 브런치에 피그마 글을 올릴 때, 자세히 다루려고 합니다.


패널: 크기 조정 및 축소 가능 패널을 사용하여 인터페이스, UI를 사이드바로 최소화, 파일과 위치 확인, 검색 확장과 편의성 증대

새로운 툴바 추가: 추가 기능과 AI 기능 활용을 위한 툴바 추가

속성 강화: 라벨과 선택 개체에 대한 작업 집중, 레이아웃 변경과 정확한 위치 지정

Figma Design, FigJam, Dev Mode 및 Figma Slides 간 쉬운 전환



Figma와 AI



보통 툴의 업그레이드는 기능의 추가인데, AI는 기능이 아니라 툴 자체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AI와 자동화는 엄밀히 말하면 완전히 다른 방식입니다.


자동화는 미리 준비된 동작을 빠르게 수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LLM이 나온 이후 AI는 그냥 사람을 한 명 더 붙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아주 일정한 실력을 가지고, 매우 빠르게 일을 하는 디자이너 한 명이 피그마를 통해서 같이 작업을 해준다고 보면 됩니다. 이 개념이 새로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애매한데, 만일 신입이라면, 빨리 이 개념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피그마에서는 9명의 AI 팀원을 붙여줍니다. 9명의 팀원에게 각각 전문화된 일을 시킬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디자이너를 대체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작업 속도를 높여서 생산성을 높게 해 줍니다. 디자이너의 생산성은 디자이너의 시간에 제한되는데, 디자이너의 시간 대부분은 이미지 제작, 편집, 적용과 UI 구조 생성 및 테스트에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피그마의 AI(Figma AI)는 UI 초안 제작과 이미지 생성과 탐색을 제공하며, Beta로 점진적으로 개방됩니다. Dev Mode처럼 Beta 기간 동안은  무료지만, 차후에는 비용이 부과됩니다.


Make Designs:

모바일 및 웹 UI 목업을 생성(Generate)하고 제품 아이디어의 다양하게 표현하는 UI를 만듭니다.

전반적으로 UI를 제작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압축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여기서부터 주니어 디자이너와 시니어 디자이너를 구별 짓는 기존의 기준이 사라지는 듯합니다.


Make an Image:

이미 사용 중인 포토샵의 이미지 생성처럼 텍스트 프롬프트로 이미지를 만들어줍니다.


Make Prototype:

피그마 프로토타입을 만들려면, 수작업으로 와이어를 설정해야 하는데, 프로토타이핑 할 화면을 연결하면, 바로 연결해 줍니다.



Rename Layers:

구조적인 디자인을 하려면 기능에 맞게 레이어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의 디자이너는 레이어에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피그마는 기능에 따라 레이어의 정렬과 관계가 변하므로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생략하는 디자이너가 많아서 아예 맥락에 맞게 이름을 지어주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Remove Background:

포토샵이나 맥에 있는  AI 기반의 배경 제거 기능입니다. 포토샵을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줄어듭니다.


Replace Text Content:

UI에 텍스트를 채워주는 기능으로 스크린의 기능에 따라 반복되는 요소의 텍스트를 자동으로 채워줍니다. 예를 들어 쇼핑몰 목록을 UI로 만들어주면, 샘플 상품 정보를 자동으로 채워주는 방식입니다.



Shorten, Rewrite and Translate Text:

선택한 텍스트를 다른 언어로 줄이거나, 다시 쓰거나, 번역합니다.(현재 10개 언어 지원)


Visual Search:

프레임, 이미지 또는 스크린샷을 사용하여 조직 전체에서 유사하거나 정확한 디자인을 검색합니다. (Professional, Organization, Enterprise 요금제만 선택 가능합니다.) 이 기능을 미리 사용한 분들의 리뷰를 보면, 정말 놀랍다고 합니다. 


보통 찾는데 오래 걸리는 작업을 몇 초 내로 진행하는 것도 놀랍지만, 대강 이야기해도 잘 맞는 이미지 혹은 스크린을 찾아줍니다.


이게 정말 놀라운 게, 디자인 작업의 대부분이 Visual Search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Mobbin의 자동화만 남은 듯합니다.


Asset search:

자산의 이름을 정확히 모르더라도 자산을 검색합니다.

'저번에 만든 그 화면에서 그... 있잖아...'를 해결해 줍니다.(Professional, Organization, Enterprise 플랜만 선택 가능)



디자이너와 빠른 손


흔히 디자이너의 생산성은 창의력과 소위 말하는 '빠른 손'이었다. 그래서 면접을 볼 때, 손이 빠르신가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포토샵의 단축키를 엄청나게 빨리 사용했던 나는 손이 빠른 디자이너 중에 하나였죠. 디자인을 잘한다, 즉 디자인의 생산성이 높다는 말은 손이 빠르다는 말로 표현되곤 했습니다.


누군가 디자인에 대해서 이런저런 트집을 잡거나, 선을 넘는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서 지적하면, '아... 저는 디자인은 모르니까요.' 이렇게 도망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저는 디자인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여 제작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까. 그건 당신이 하세요.'라는 의미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창의력, 창의력은 디자이너의 손이 느린 모든 부분을 상충하는 말이었습니다. 창의력은 더 가치가 높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능력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그래서 21세기 초반까지도 크리에이티브는 훌륭한 방파제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빠른 손은 AI가 대신하고, 창의력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창의력 역시 AI가 질과 양에서 더 빠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앱의 디자인 특징을 가져와서 새로운 제품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도 AI가 빠릅니다. 제작 툴에 AI가 통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빠른 손과 모호한 창의성을 좋은 디자이너의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됩니다.



디자이너는 사라질까?


매우 유감스럽게도, 인공지능이 포함된 제품이나 업데이트 소식이 풀리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디자이너는 이제 끝났다입니다.


디자이너가 기존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아무도 디자이너를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는 상황을 디자이너가 사라지는 것으로 봤을 때, 그 기준은 생산성입니다. 회사에서 생산성이 낮으면, 디자이너를 선택하지 않고, 회사가 원하지 않는 직업은 사회에서 사라집니다.


디자인이 AI를 통해서 자동화되는 것이 생산성이 높다면, 디자이너는 고용되지 않습니다. 반면 디자이너가 AI를 통해서 생산성을 높인다면, 디자이너의 가치는 올라겁니다.


개인적으로 경력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웹디자인은 끝났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웹디자인은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한 디자인 영역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적은 노력으로 큰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끝났다는 표현에 가까웠습니다.


AI는 문턱을 낮추면서, 동시에 전문성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겁니다.


사람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쉽게 배울 수 있고, 학습 기간이 짧으며, 높은 연봉을 쉽게 얻을 수 있다면, 붐이 일어나서 많은 주니어가 업계로 유입됩니다. 반면에 전문화되고 검증된다면, 진입 장벽이 높아져서 지원자가 줄게 됩니다. AI는 문턱을 낮추면서 서서히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AI가 사회 전반에서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디자인 분야의 AI가 생기면 인간 디자이너를 쫓아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피그마에 추가된 AI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이 아닙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그러면 피그마도 없어져야 합니다. 피그마를 쓰는 사람의 대부분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라서 이 사람들도 직업을 잃어야 합니다.


디자이너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디자이너를 덜 고용할 수는 있습니다. 피그마 파일을 관리하거나, 시간을 낭비하는 방식의 프로세스를 가진 회사에서는 인턴이나 주니어 디자이너를 고용하겠지만, 조금 더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에는 소위 디자이너 잡일을 만들지 않고, 가치가 생기는 일에 인력을 투입할 겁니다.


보유하고 있는 디자이너의 생산성이 AI를 통해서 더 높아지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사라질 일은 없습니다. 다만 명칭이나 역할이 조정될 수는 있을 겁니다. 아마도 명칭이 바뀌면서 덧없는 디자이너 접두사 하나가 더 추가되거나 몇 개가 사라질 겁니다.


디자이너 종말론에 포함되기 쉬운 디자이너


그럼 왜 디자이너 종말론이 나올까요? 디자이너는 사라지지만, 위험한 위치에 있는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첫 번째, 비효율적인 프로세스 속의 디자이너입니다. 대표적으로 기획자 - 디자이너 구조가 있습니다. 생각과 구현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늘어나고,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렵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기획자가 피그마를 더 쓰던지, 디자이너가 제품 개발에 더 참여하던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아마 그 선택에 대한 압력은 계속 높아질 겁니다.


기업에서 돈이 되는 부분은 프로젝트의 시작(기획)과 구현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 기획에 기여할 수 없는 디자이너는 사라지기 쉽습니다. 기획자 - 디자이너 구조라면, 프로젝트 디자이너처럼 프로젝트나 프로덕트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자리를 옮겨야 합니다.


혁신적인 관리자나 리더라면, 둘 중 하나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겠죠.


두 번째, 기술 발전에 둔감한 디자이너입니다. AI가 유행이다. 그런다고 변하는 것은 없다. 가끔 이런 태도를 보이는 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10년간 기술의 발전은 디자인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고,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변화시켰습니다.


흔히 말해 명함의 호칭만 변경해도 연봉이 바뀌던 시절이 있습니다. 지금의 기술 발전의 트렌드는 AI입니다. UX가 처음 한국에 소개될 때, 많은 기획자가 UX에 대해서 트렌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도 안돼서, 대부분의 기획에 UX 방법론이 많이 녹아들었습니다. 지금은 UX가 멸종 중이라고 말하지만, 이 부분은 UX의 콘셉트이나 지식이 굉장히 보편적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도 유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UX의 이론적인 모습과 달리 매우 강력한 결과물(빠르고 질이 좋다는 점에서)을 내기 때문에 관심을 꼭 가져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맞습니다. 트렌드에 냉소하는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트렌드는 계속 변하고 발전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이고 성장하는 모습입니다. 지금의 변화는 속도에서 변화가 크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세 번째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주니어 디자이너입니다. 이제는 주니어 기간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니어 디자인의 견습기간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주니어 혹은 인턴 디자이너의 역할을 AI가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디자이너를 가리는 일은 점점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툴 사용을 기준으로 뽑을 수도 없고, 손이 빠르다고 고용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기존 팀에서 주니어 디자이너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팀장님들의 고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업계에 들어오는 분들에겐 더 효율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I를 통해서 디자이너 진입이 더 쉬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수년간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것들이 피그마란 툴 안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혁신적인 디자인 능력을 압축하여 프로세스로 만드는 것에서 피그마는 압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하게 배우는 태도가 점점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Config 2024는 프로덕트 디자인 업계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AI 사용은 이제 기본이고, AI와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FIgma AI 때문에 디자이너가 사라진다면, 그것은 피그마가 스스로 폐업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좀 더 기술적인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데이터와 프로세스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더 키워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AI 기능은 유료이기 때문에, 작은 회사와 큰 회사의 디자인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이고, AI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 초년생의 경우, 성장에 큰 제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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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ma UI3

브런치 글을 기다리지 못하겠다면, 미리 피그마 매뉴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 베타나 대기 인원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신청 후, 앞으로 나올 피그마 글은 매뉴얼을 확인하고, 실제로 쓰면서 사례별로 리뷰하려고 합니다.

https://help.figma.com/hc/en-us/articles/23954856027159-Navigating-UI3-Figma-s-new-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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