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day] 아메데오 아보가드로 (1776–1856)
쪼개질 수 없는 원자들의 모임, ‘분자’를 제안하다
[Today's Scientist]
아보가드로는 이탈리아의 귀족 출신 변호사였지만, 수학과 물리학에 심취해 과학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는 당시 화학계를 혼란에 빠뜨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분자(Molecule)’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기체는 원자 하나가 아니라, 원자 두 개가 짝을 이룬 형태로 돌아다닌다"는 그의 주장은 50년 뒤에야 인정받았지만, 오늘날 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인 ‘아보가드로 수’에 그의 이름이 남았습니다.
[교과과정 연계]
중학교 3학년 [화학 반응의 규칙] 기체 반응 법칙과 아보가드로 법칙, 분자 모형
고등학교 화학Ⅰ [화학의 첫걸음] 몰(mole)과 아보가드로 수
당시 화학계는 큰 딜레마에 빠져 있었습니다.
돌턴(12day): "원자는 절대 쪼개지지 않는 단단한 구슬이다!"
게이뤼삭(9day): "실험해보니 수소 2부피와 산소 1부피가 만나 수증기 2부피가 되던데?"
이 두 말이 다 맞으려면 곤란한 일이 생깁니다. 산소 원자 1개가 반으로 쪼개져서 수증기 2개에 각각 들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돌턴은 이 때문에 게이뤼삭의 실험이 틀렸다고 공격했죠.)
이때 아보가드로가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싸우지 마세요. 산소 기체가 원자 1개가 아니라, 원자 2개가 붙어 있는 쌍둥이(O2)라면 어떨까요? 그럼 반으로 나뉘어도 원자는 깨지지 않잖아요!"
<수소, 산소, 수증기 분자의 화학식 표현에 유의하자 !>
<원소기호 오른쪽 아래 첨자로 원자의 개수를 표기한다 !>
아보가드로는 나누어 질 수 있다는 뜻이 담김 최소 단위의 물질을 ‘분자(Molecule)’라고 불렀습니다.
수소 기체는 수소 원자(H)가 아니라 수소 분자(H2)로 존재한다.
산소 기체는 산소 원자(O)가 아니라 산소 분자(O2)로 존재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수소 분자 2개와 산소 분자 1개가 반응해서 물 분자 2개를 만드는 과정이 완벽하게 설명됩니다. 돌턴의 원자설도 지키고, 게이뤼삭의 실험 결과도 만족시키는 천재적인 발상이었습니다.
그는 더 나아가 놀라운 가설을 세웠습니다. “모든 기체는 온도와 압력이 같으면, 같은 부피 안에 ‘똑같은 개수’의 분자가 들어있다.” 수소든, 산소든, 이산화탄소든 상관없습니다. 기체의 종류가 무엇이든 간에, 같은 크기의 풍선 안에는 항상 같은 숫자의 분자가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화학 반응을 계산하는 핵심인 ‘아보가드로 법칙’입니다.
화학자들은 원자나 분자를 셀 때 낱개로 세지 않고 묶음으로 셉니다. 연필 12자루를 1다스라고 하듯, 입자 6.02×10²³개를 묶어서 ‘1몰(mole)’이라고 부릅니다. 이 거대한 수를 ‘아보가드로 수’라고 합니다. 얼마나 큰 수일까요? 만약 쌀알이 아보가드로 수만큼 있다면, 온 지구를 덮고도 수백 미터 깊이로 쌓일 정도입니다. 세상은 이렇게나 작은 알갱이들의 엄청난 모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림 1: 모순의 해결] (왼쪽) 돌턴의 생각대로 산소 원자 1개를 쪼개야 하는 상황 vs (오른쪽) 아보가드로의 생각대로 산소 분자(오투)가 둘로 나뉘어 각각 결합하는 모습 비교.
[그림 2: 아보가드로의 법칙] 크기가 같은 세 개의 풍선 속에 각각 분자의 종류는 다르지만 개수는 똑같이 들어있는 모습.
50년의 외면: 아보가드로의 주장은 너무 시대를 앞서갔습니다. 게다가 그가 유명한 화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학계는 그의 논문을 50년 동안이나 무시했습니다. 그가 죽고 난 뒤인 1860년, 제자 카니차로가 국제 학회에서 강력하게 주장한 덕분에 비로소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못생긴(?) 천재: 그는 외모가 독특하기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아주 가정적이고 독실한 성품을 가졌으며, 제자들에게 존경받는 스승이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