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난 마지막날
그와 마지막 만난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카톡, 문자를 되짚어 보기까지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카톡을 열기도 전에 눈물이 쏟아지거나
주고 받은 몇 번의 문장을 보고 심장이 쿵
그랬네요
만나다 헤어지면서 카톡을 지우기도 했어요
저는 매번 지워버리는 게 쉽지 않았는데
그는 그런 거에 연연하지 말라고
자주 그랬었네요
그래서 그도 없었을 거예요
저와의 여러 번의 카톡의 기록들이요
그와 저의 카톡 마지막 기록으로는 제가 그에게 헤어지자 하기 전날까지 만났네요
같이 커피를 마시기로 했네요 내용으로는요
그런데 저는 기억이 나질 않아요
제 기억으로 적어도 두 세 달은 만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 전에 그런 날들이 있었거든요 종종이요
그가 힘들어 해서 몇 달을 못보다가
수척해진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가
건강이 조금은 괜찮아지다가
또 몇 달은 얼굴을 못보았어요
대체 이게 보통의 정상적인 연인들의 삶이 맞는지
그게 힘들었어요
그때는 모두 그탓만 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하면서요
남들처럼 그저 평범하고 보통의 사람들처럼
회사의 일들 같이 고민하고 이상한 상사 욕도 하고
10년을 넘게 일해도 250이 안되는 월급과 내 능력에 대해 얘기해보고
그게 안되는 날들이 몇 년 전쯤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의 친한 친구가 세상을 떠나면서 더 심해졌던 것 같아요
기록으로는 그와 저의 마지막 만남은 제가 헤어지자 한 전날인데
제 기억은 왜 다를까요
저와 그의 마지막은 언제였을까요
그에게 저와의 마지막은 언제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제가 그를 버렸던 그 많은 날들이었겠죠?
저는 그가 떠나기 전 몇 년간
그의 취한 모습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새벽이나 밤에 간간이 전화가 옵니다
나와 달라고요
그는 울면서 달려와 제게 안깁니다
그리고는 술을 마시자며 취해 비틀거리다가 소리치다가 울다가
의자에 제대로 앉지도 못할 정도로 거리에서 주저 앉다가
도로로 뛰어들다가
먹지도 못할 비싼 술과 안주들을 시켜놓고
자신의 손 팔 몸을 때리며 울다가 소리치다가
저를 피해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러고는 며칠을 연락이 없었어요
그래도 결국은 그는 살았고 결국은 연락을 해와서
안심하고 또 안심하고
그 안심이 결국 그를 놓쳐버렸습니다
술을 싫어한 사람인데
그저 얘기하고 웃고 그걸 좋아한 사람인데
술에 잠기도록 저는 대체 뭘했던 걸까요
참 요란한 봄입니다
여름비처럼 비가 쏟아졌다가
흐리다가
해가 쨍 하다가
다시 비
참 슬픈 봄입니다
참 힘든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