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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새벽을 나는 새』 임하연 - 기획출간

서시 「시간을 싣고 달리는 말 」

by 임하연 시인

시집 『새벽을 나는 새』 (앞표지)


시집 『새벽을 나는 새』 (뒷표지)



우리 사랑 고요해질 때

임하연


이토록 고요할 순 없으리라


갈대숲에 내려앉는 함박눈처럼

탈색의 풍경 겨울 속 헤치고

가늠하기 어려운 심연과

긴 강을 건너올 수 없었다면


만약 내가

우렛소리로 흐르는 깊은 계곡

폭포의 기백으로 푸르른 그대에게

솟구치는 잉어처럼 몸부림쳤다면


퍼붓는 빗속에서

허수아비처럼

살이 뚫리며

서서 버틸 수 없었다면


노도에 휩쓸리던 우리 사랑

잘린 도마뱀의 꼬리처럼 식어

이토록 고요할 순 없으리라




저의 시집 『새벽을 나는 새』 에 84편의 시를 실었습니다.

시 편수가 많습니다. 뒷표지까지 시로만 채웠고,

제가 쓴 서시 「시간을 싣고 달리는 말 」 로 제가

제 시집의 해설을 대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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