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usually warm and sunny weather
마치 꿈속에서 본 듯한 빛의 파편이 연약한 커튼을 비집고 들어와 쏟아져 내린다. 그렇게 하루의 시작을 알려주는 곳, 제주 ‘인디언 썸머’에서 우리는 며칠간 아침을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정원과 함께 살아감을 동경하는 마음까지 비행기 한켠에 태웠다.
인디언 썸머는 북아메리카에서 겨울이 되기 직전 일반적이지 않게 화창한 날이 지속되는 기후 현상을 일컫는다고 한다. 우리가 제주를 여행하는 내내 하늘은 계속해서 흐렸는데, 신기하게도 숙소에서 맞이했던 아침은 언제나 맑고 깨끗했다. 마치 제주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상인 것 같았다. 눈을 뜨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세상을 비추는 눈부신 햇살과 함께 하루가 시작됐다. 이곳에서 보낸 모든 아침이 화창한 인디언 썸머의 시간이었다.
테라스에 앉아 게으른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우리보다 더 게으른 고양이들이 우리를 향해 슬그머니 걸어온다. 활짝 핀 수국과 하귤 나무, 이름 모를 풀과 사랑스러운 꽃들이 만개한 작은 정원을 가만히 거닐다 보면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좋다란 생각이 이내 마음을 점령하곤 했다. 여행에서 찾고자 하는 게 무엇이든 어딜 가지 않고도 이곳에서 발견해 낼 자신이 있었다. 저녁때가 되면 남들보다 더 이른 시간에 숙소로 돌아와 정원의 낭만적인 불빛 한가운데서 맥주와 차를 마시며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브런치가 아침 식사로 준비되는 날에는 하얀색 보가 깔린 야외 나무 테이블에 앉아 정원에서 특별한 아침 식사를 했다.
노랗게 물이든 스위치를 가리고 있던 가죽 덮개부터 조식 카페에 놓여 있던 탐이 나던 나무 도마, 공간의 미감을 해치지 않기 위해 선택된 듯한 하얀 프레임을 가진 TV까지. 인디언 썸머에서는 여러 사소한 것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사소한 것이라 했지만 사소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스스로 머무는 공간을 가꾸듯 선택된 모든 것들에서 우리는 편안함을 느꼈다.
우리는 제주를 여행하는 내내 이곳을 집이라 불렀다. 비가 쏟아지듯 내리쬐는 햇살과 함께 맞이하는 매일 아침이 경이로웠다. 여기에 머무는 동안 이곳이 제주든 아니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여기서 머무는 모든 순간이 화창했고 인디언 썸머였기에, 그것만으로도 풍족한 여행이었다.
You can refer to a period of unusually warm and sunny weather during the autumn as an Indian summer.
1. 비가 쏟아지듯 내리쬐는 아침 햇살
2. 정원에서 즐기는 아침 브런치
3. 고양이와 함께 보내는 게으른 시간
인디언썸머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망장포로26번길 3
010-2220-8341
비가 쏟아지듯 내리쬐는 햇살과 함께 맞이하는 매일 아침이 경이로웠다
브런치가 아침 식사로 준비되는 날에는 테이블보가 깔린 야외 테이블에 앉아 정원에서 특별한 아침 식사를 했다.
인디언 썸머에 모여사는 고양이들이 참 사랑스럽고 예뻤다. 이곳에서 며칠동안 고양이들과 함께 게으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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