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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이 Sep 26. 2021

수사하는 경찰

수사관과 수사관이 아닌 경찰

앞서 경찰을 개인과 집단으로 분류하였다면 수사관과 수사관이 아닌 경찰로 분류해 볼 까 한다. 


살인사건이 났다. 

목격자가 신고를 하고 경찰관들이 싸이렌을 울리고 번쩍거리며 도착한다. 

장면이 한 번 변한 후, 폴리스라인이 쳐진 곳에 사복을 입은 이들이 잔뜩 찡그린 얼굴로 나타나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정복을 입은 이가 각진 자세로 서서 설명을 시작하고 비닐봉투같은 걸 뒤집어 쓴 이들이 가방을 들고 왔다갔다 하고 있다. 


단 다섯 줄만에 나타난 경찰관이 셋이다. 

싸이렌을 울리고 도착한 경찰관은 지구대 직원일 것이며, 사복을 입은 경찰관은 형사일 것이며 가방을 들고 다닌 이는 과학수사요원일 것이다. 

왜 항상 정복을 입은 이가 각진 자세로 사복경찰관에게 설명을 해주는 장면을 넣는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지만 아마도 사복이 정복(사실 정복이 아니라 근무복이다)입은 이보다 높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물론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이것만큼은 명백하게 아니라 할 수 있다. 

정복을 입은 경찰관이 사복입은 이들보다 낮거나 높거나 그런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경찰은 집단이다. 그 말은 영원히 그 곳에 있는 이들이 아니며 다른 직종들처럼 이 부서, 저 부서를 다닌다는 뜻이다. 한 사람의 경찰관이 작년에는 지구대에 있을 수도 있고 올해에는 사복부서에 있을 수도 있으며 내년에는 과학수사요원이 될 수도 있다. 

사복부서 직원이라고 해서 전부 수사관도 아니고 정복을 입고 있다고 해서 모두 지구대 직원도 아니다. 

경찰관을 설명할 때 이 부분을 설명하는게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다. 창작물의 고정관념이 그렇게 만들었다. 


수사관으로서의 경찰을 말하고 싶은 것이기에 한탄스러운 부분은 추후로 넘기고 다시 윗 장면으로 넘어가자. 

높은 확률로 사복을 입은 이는 수사관이다. 쉽게 와닿는 단어는 '형사'일 것이다. 

형사라는 단어는 직책이나 계급이 아니다. 경찰관이 형사로 입직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것 없다. 

수사관과 형사는 뭐가 다를까?

같다. 

수사관이 형사를 포함하는 단어로 봄이 더 맞기는 하지만, 수사관에게 형사라고 한다고 해서 못알아듣거나 불쾌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호칭은 이 정도로 중요하지 않다. 

수사는 직무상으로 '수사국'과 '형사국'으로 나뉘고 있어 형사라는 단어가 생기기는 했으나 결국 수사라는 영역에 포함되는 개념이고 수사관은 수사국에서 일하는 사람, 형사는 형사국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딱딱 끊어 이야기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형사라고 한다면 형사부서에 일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수사관이라고 하면 수사부서에 일하고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호칭이 어떤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수사국과 형사국에 있는 이들만이 수사관인가.

그건 또 아니다. 

확대수사부서라는 용칭이 있다. 

수사업무를 하는 모든 곳을 지칭하는 것으로 형사과, 수사과, 여청수사과, 교통사고조사과 등이 포함되는 용어다. 

결국 수사관, 조사관, 형사 등등이 뭔가를 명확히 지칭하고 구별짓기 위한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달리 말해서 확대수사부서에 근무하는 경찰관이 수사를 하는 사람이다. 

다른 이들은 행정부서 근무자들인가?라는 답변은 또 명확히 내리기 애매하다. 

지구대(파출소)가 있기 때문이다. 

지구대는 경찰의 모든 업무를 다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부서'에 속한 이들이 해당 업무를 깊게 한다면 지구대는 얇고 넓게 한다.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수사부서이기에 수사를 하는 경찰관과 아닌 경찰관의 개념은 이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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