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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륜 Jan 08. 2019

만들어진 습관은 고칠 수 있다_법륜스님 즉문즉설

81화


만들어진 습관은 고칠 수 있다_ 법륜스님 즉문즉설 81화


소나무가 절벽에 뿌리 내리듯


소나무가 절벽 위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남기까지는 소나무의 성질과 주변 상황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있었을 겁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우리의 습관과 행동은 오래전부터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어온 것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그래서 이 습관이라는 것은 쉽게 바뀌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관성이지요. 그런데도 금방 바꾸려고 하니까 잘 안 됩니다. 그러면 “나는 문제다”라고 자책하기 쉽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성격이 빨리 안 바뀌어도 답답해하고 버럭 화를 내기도 합니다. 성격은 습관이고 습관은 본래 쉽게 바뀌지 않는데, 잘 안 바뀐다고 조급해하니까 화가 나고 미워하고 좌절하는 거예요. 더군다나 어릴 때 형성된 것은 고치기가 더 어렵습니다. 무의식에 뿌리박혀서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에 “운명 지어졌다”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습관도 다 만들어진 것이고,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노력하면 변할 수 있어요. 


습관은 무의식으로부터 일어나는 것


예를 들어 담배를 끊어야지 하는 것은 의식입니다. 그런데 습관화돼 있는 무의식으로부터 일어나는 마음 작용은 끊기 싫어하고, 피우고 싶어해요. 그러면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갈등이 생깁니다. 의식으로는 끊어야 된다 하면서도 끊기가 싫은 거예요. 가야 된다 하면서도 가기가 싫은 겁니다. 그러는 사이에 계속 갈등이 생겨요. 


마음은 무의식에서 일어나고, 의지는 의식에서 일어납니다. 의식이 무의식을 통제하려면 100전 100패예요.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는 겁니다. 의식을 가지고 무의식을 통제하려니까 잘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윤리나 도덕으로는 안 해야 되는 줄 알면 서도 끌려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또 알긴 다 아는데 행동이 안 따라준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결국 우리의 말과 행동은 생각이나 의지보다 무의식인 마음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다는 의미예요. 예를 들어 시험 기간에 학생들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꾸벅꾸벅 졸잖아요. 공부해야 한다는 의지보다 피곤해서 자고 싶다는 본능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겁니다. 의지를 갖고 아무리 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것이지요.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이 새벽 3시에 일어나기 위해 가족에게 부탁한 뒤 자명종 시계까지 맞춰놓고 잔다고 가정해봅시다. 새벽3시가 되어 가족이 깨우고 시계도 울리니까 학생이 잠깐 눈을 떴지만 다시 잠들어버렸어요. 그러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가족에게 왜 깨우지 않았냐고 투덜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에 소풍을 간다거나 수학여행을 간다고 하면 어느 누가 깨우지 않아도 제시간보다 일찍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요. 



의식이 무의식을 통제하려면 100전 100패예요. 


이것이 바로 의식과 무의식의 차이입니다. 몇 시에 일어나겠다는 것은 의식의 작용이에요. 잠이 들면 의식이 움직이지 않으므로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잠이 들어도 꿈을 꾼다거나 기대감에 들떠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무의식이 움직인 결과예요. 무의식에는 사소한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아주 좋은 일이나 마음 깊이 와닿는 내용일 때만 작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어떤 굳은 결심을 하더라도 무의식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생각이 바뀌어도 무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예전 생각이 언젠가는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자신의 단점을 계속 지적받고 고치려 노력해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은 무의식까지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만들어진 습관은 고칠 수 있다


물론 무의식을 바꾸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에요. 의지가 아주 강력하다면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던 자신의 오래된 업식인 카르마를 제압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변화를 기대하기 전에 카르마가 쉽게 바뀌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따를 수도 있고,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시작해야 해요. 간혹 전기 충격에 버금가는 강력한 자극이 무의식에 주어질 경우 순식간에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흔히 벌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대부분 조금 도전하다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하고 중도에 포기합니다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습관을 바꾸려면 꾸준한 노력이나 강력한 태클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꾸준히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강력하게 하지도 않습니다. 조금 도전하다가‘에이,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안 그래도 다 사는데’ 하고 포기합니다. 이 정도의 마음으로 어떻게 운명을 바꾸겠어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꾸준하게 밀고 나가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꾸준하게 변화를 추구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아 무의식화 됩니다. 그러면 눈에는 잘 안 보이지만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면서 비로소 운명이 바뀌게 됩니다.



조금씩 변화가 일어날 때 운명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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