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거짓말을 잘한다. 문제는 상대가 쉽게 알아차릴 만한 어리숙한 거짓말이라는 거다. 대체로 내가 하는 거짓말은 ‘괜찮다’ ‘힘들지 않다’ ‘아무 일 없다’ ‘별일 없다’ ‘잘 지내고 있다’ 같은 나를 숨기는 거짓말이다. 그렇게 말을 하는 내 표정을 볼 수 없어서 이 정도면 속았겠지 생각할 때 ‘아닌 거 같은데?’ 하는 상대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기도 하는, 어리숙한 거짓말쟁이.
그런 내가 뒤로 숨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고, 나다워지는 때는 에세이를 읽을 때다. 에세이를 ‘쓸’ 때가 아니라 ‘읽을’ 때라니. 글을 쓸 때도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미 초등학교 시절에 깨우쳤다. 에세이를 읽을 때만큼은 자기 검열이 필요하지 않았다.
글 속 화자의 이야기에 빠져들면 끊임없이 내 안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고, 타인의 삶을 쫓아다니면서 나의 삶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나의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온몸이 간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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