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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 Oct 12. 2022

최지영의 연극놀이 이야기

연극놀이 이끔이의 출발과 형성 ③

연극놀이 이끔이의 출발과 형성 

티칭아티스트에 대한 개념형성     


‘연극놀이 이끔이’를 지칭하는 가장 대중적인 용어는 ‘예술강사’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나본 예술강사들은 실제로 이 호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그 이유는 예술가를 넘어서서 예술교육가라는 특별한 인식과 존중 없이, ‘시간당 수당을 받는 자’라는 개념으로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또한 사회적으로도 ‘예술강사’는 예술가라는 인식이 부족하며, 실제로도 ‘예술인 증명’에서 제외되어 있다.      


2010년을 전후하여, 예술강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일어났으며, 그 당시에 예술강사에 대한 역할형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 문화실천가, 교육기획자, 교육매개자, 교육평가자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 (2009,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학교, 사회 및 기관/단체에서 문화예술과 관련한 학습경험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전문예술인

  (2010, 한국문화예술교진흥원)

- 사람들이 예술활동에 참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 촉매, 지도하고자 하는 이들이며 본인의 예술적 재능을 바탕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교육활동을 선택한 자 (2011,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강사의 역할형성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기능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개념에서, 에술강사사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지점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통념으로 역할지워지는 것이 아닌,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의 인식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예술강사’라는 용어와 함께 2000년대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용어가 ‘티칭아티스트(teaching artist)’이다. 이 용어는 서울문화재단이 2006년부터 시행한 방과후 보육교실 ‘어린이 창의(Arts-Tree)’라는 자체적인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정리되었다. 이 과정 속에서 미국 링컨센터 부설 ‘링컨센터 인스티튜트에서 체계화한 미적체험교육(Aesthetic Education)의 개념을 수용하면서, 이 개념을 실천해낼 수 있는 전문예술교육가를 양성해내고자 하였다. 특히 초기 과정에서 필자 또한 깊은 관여를 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방과후사업의 연극분야 전문지도교수(M.T.A: Master for teaching artist)로 참여하여, 이 사업의 강사진 양성과 프로그램 개발 연구 및 사업평가 등의 전 과정을 주관하여 진행하였다. 이 과정 속에서 ’미적체험‘의 개념이 정리된 것이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지하고 심오한 감동을 주는 어떤 대상에 대해 특별한 방식으로 주목함으로써 감응하고 동시에 이것에 대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게 되는 상태”(2011, 서울문화재단 창의예술교육체계 구축방안을 위한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보고서)     


여기서 미적체험을 감각과 정서에 대한 표출의 관점이 아닌, 관계 안에서 총체적으로 참여자의 사고를 끌어내도록 한다는 지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예술을 기능적으로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인생전반에 대한 성찰과 태도로 연결짓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티칭아티스트에 대한 개념정의도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다.     

 

“예술언어에 대한 이해 및 통합적 활용 능력을 기반으로 교육학적 기술을 겸비한 자로서 학습자를 삶에 대한 미적 체험의 기회로 안내하는 자”(2011, 서울문화재단 창의예술교육체계 구축방안을 위한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보고서)     


티칭아티스트란 예술적 역량과 함께, 삶의 체계에 총체적으로 접근하게 하는 ’독자적인 전문가‘라는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을까?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개념형성이 예술교육현장에서 부딪히는 예술교육가들의 자발적인 성장과정에서 형성되었다기 보다는, 진흥원과 서울문화재단 등에서 정립한 개념이 전파되는 형국이었다고 본다. 예술교육가 스스로 자신의 전문성과 정체성에 대한 치열하고 섬세한 탐색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러한 개념이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가에 대한 적용과 검증이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티칭아티스트의 개념형성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학습으로서의 드라마‘에서 ’예술로서의 드라마‘로 나아가기-티칭아티스트의 개념형성 및 토착화과정을 중심으로」(최지영, 2018)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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