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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저나무 Sep 02. 2016

지코(ZICO)│Break Up 2 Make Up

미니멀리즘의 실패

지코 (ZICO) - 너는 나 나는 너 (I Am You, You Are Me) MV


음악가 : 지코(ZICO)
음반명 : Break Up 2 Make Up
발매일 : 2016.01.25
수록곡
1. 너는 나 나는 너
2. 사랑이었다(feat. Luna of f(x))




 만약 여러분이 팬이 아니라면, 겨울 감성을 달랠 곡으로 이 음반을 선택하는 걸 다시 고민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음반은 정말이지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수록곡이 적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곡이 짧으면 어떤가요. 시간과 감동이 결코 비례하는 건 아니잖아요? 문제는 두 곡 모두가 무난함의 극치라는 데 있습니다.

 첫 번째 곡인 ‘너는 나 나는 너’는 베이스와 드럼, 두 리듬 악기가 곡을 이끌어나가는 간소한 진행으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그 위를 지코의 노래가 타고 갑니다. 네. 이게 끝입니다. 정말이지 이것 외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단촐한 악기 구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면 노래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지코의 노래가 음 맞추기 외에 별 다른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곡 전개도 너무나 단순합니다. 지코는 계속해서 같은 선율만 노래하는데다, 곡의 분위기 전환을 유도하는 건 리듬 변화 뿐인데 1절부터 마지막 후렴까지 너무나 한결 같다 보니 리듬이 바뀌어도 감정의 고조 같은 건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렇다 보니 중간에 본인의 랩을 넣은 게 신의 한 수로 보일 정도입니다.

 f(x)의 루나가 노래한 ‘사랑이었다’는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루나의 노래가 원체 출중해 놔야 말이죠. 하지만 여기서도 첫 번째 곡과 같은 문제점이 발견됩니다. 루나가 곡의 진행에 따라 감정을 서서히 고조시켜도 이를 뒷받침해야 할 악기가 따라오지를 못합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악기가 차례차례 추가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모자랍니다. 하물며 화음이라도 넣어줬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과연 이 미니멀리즘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지코에게 어울리는 옷이 아니란 건 확실해 보입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그에겐 좀 더 어울릴 것 같네요.

2.5/5.0


※이 글은 아무개 뮤직(www.amugaemusic.com)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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