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직원공제회 전문가 칼럼 시리즈로
매달 <이주현의 푸드레터>를 연재합니다.
이번달 주제는 "탄.단.지 영양소 상식"입니다.
즐겁게 읽어주세요 :)
- 푸드 칼럼니스트 이주현 -
날이 점차 따듯해지면서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진다. 봄기운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겨울 내내 붙어있던 군살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두꺼운 옷으로 가릴 수 있던 계절도 지나갔으니 해결책은 다이어트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어째 새해보다 이 맘 때 쯤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이제는 무조건 굶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상식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는 전략적인 다이어트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식단 부분에서 잘못된 부분이 보일 때가 종종 있다. 바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일명 “탄.단.지”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상식이다.
좋은 영양소 vs 나쁜 영양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3대 영양소이다. 이 필수 영양소는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를 생성하고, 신체를 구성한다. 그렇기에 3가지 영양소 모두 우열을 가릴 것 없이 똑같이 중요하며, 하나라도 부족하거나 많으면 탈이 나고 만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탄수화물이 ‘공공의 적’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탄수화물 과잉 섭취의 부정적인 측면이 대두되면서 탄수화물이라면 무조건 꺼려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오래 전부터 다이어터에게는 피해야 할 영양소로 인식되어온 지방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에 반해 최근 ‘근육 = 단백질’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으면서,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프로틴 가루, 닭 가슴살 판매율이 치솟는 현상이 이를 대변해준다. 과연 탄.단.지 세 가지 영양소 중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 옳은 걸까?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좋은 영양소’와 ‘나쁜 영양소’로 구분하여 특정 영양소를 일부러 과다하게 먹거나 피하는 것은 과연 신체 건강에 괜찮을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억울한 오해
1) ‘탄수화물’ 올바른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
탄수화물은 엄연히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필수 성분이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단기적으로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며 체력 저하와 신경과민으로 이어진다. 장기적으로는 무기질이 부족해져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며, 관절과 결합 조직에 손상이 갈 수 있다.
그럼에도 탄수화물 섭취에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이유는 바로 탄수화물이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간 혈당은 빠른 속도로 내려가며 다시 허기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할 경우 체내의 남은 포도당이 복부에 저장된다. 인슐린 분비량 역시 증가시켜 체내의 지방 및 콜레스테롤을 축적시킨다. 하지만 이런 잘못된 섭취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하여 탄수화물을 배제하는 것을 옳지 않다. 중요한 것은 탄수화물을 어떤 형태로 얼마만큼 섭취하느냐 일 것이다.
흰 쌀밥, 흰 소면 보다는 현미밥, 통밀 등 도정률이 낮은 곡류가 혈당을 올리는 속도를 늦춘다. 밀가루 음식은 입자가 고와 체내 흡수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밀가루 음식만 단독으로 먹는 것보다는 되도록 단백질 식품인 고기, 섬유소가 많은 채소 반찬 등과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는 것보다는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도 혈당 속도를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2)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의 균형 잡힌 섭취!
단백질은 근육을 구성하는 역할 외에도 피부 탄력을 유지시키는 콜라겐, 바이러스와 대항하는 면역력,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 등을 구성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는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받을 수 없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단백질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대두되면서 과잉 섭취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단백질 분해과정에서 생기는 질소 노폐물이 체내에 쌓인다. 그리고 신장은 이 노폐물을 거르기 위해 과도한 부담을 받게 된다. 탄탄한 근육을 꿈꾸며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신체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으므로 적정량을 섭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백질 식품을 먹을 때는 꼭 동물성 단백질만 고르지 말고, 콩류나 견과류 등의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프로틴 파우더, 가공육 같은 동물성 단백질 제품을 구매할 때는 되도록 식품첨가제가 들어있지 않은 것을 고른다.
3) 지방은 나쁜 영양소?! 질 좋은 지방 적정량 섭취는 필수!
예로부터 지방은 건강을 위협하는 해로운 이미지로 인식되어온 경향이 있다. 물론 변형된 트렌스 지방이나 혈관 또는 복부에 오래 누적된 지방은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순수한 지방 그 자체는 신체에 꼭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필수 영양소이다.
지방은 모든 세포막 형성에 필요한 성분으로 뇌와 신경세포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또한 탄.단.지 중에서 1g당 가장 높은 에너지(9kcal)를 만들기 때문에 열량 소모가 많은 상황에서 요긴하게 사용된다. 지방이 과잉 축적된 복부 비만은 심장병 및 심혈관 질환을 야기할 수 있지만, 정상적인 양의 복부 지방은 장기를 보호하며 체온 유지에도 사용된다.
그렇기에 부문별한 지방 섭취는 지양해야 하지만, 질 좋은 지방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은 결코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육류나 유제품처럼 포화지방산이 많은 동물성 지방 대신에 등 푸른 생선처럼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식품을 골라보자. 또한 올리브유, 견과류, 참기름 등 실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식물성 지방과 친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동 전, 운동 후에 먹으면
좋은 음식이 따로 있다고?
높은 칼로리 소모를 기대하며 공복의 상태를 운동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하지만 기계에도 연료를 충분히 주입해야 원활하게 움직이듯, 사람 역시 활동량이 큰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 운동 전과 운동 후에 먹으면 좋은 음식들을 소개한다.
1. 운동 전 먹으면 좋은 ‘부스터 음식’
1) 커피
커피 속의 카페인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며, 각성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구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다만 칼로리가 높은 크림이나 설탕이 들어간 커피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커피가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바나나 & 사과
운동 전 식사를 못했다면 간단하게 먹는 음식으로 바나나와 사과를 추천한다. 바나나는 우리 몸에 에너지를 즉각적으로 공급한다, 또한 마그네슘, 칼륨 등의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어 근육 경련을 예방할 수 있다. 사과 역시 양질의 영양분과 포도당이 함유되어 있어 우리 몸에 에너지를 선사한다.
3) 정제하지 않은 탄수화물
양질의 탄수화물은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운동 전에 통곡물 음식을 먹으면 혈당 수치를 천천히 올려주며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어 허기짐을 예방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운동하기 최소 30분 전에 적정량을 먹어야 소화를 충분히 시킬 수 있다.
2. 운동 후 먹으면 좋은 ‘근육 회복 음식’
1) 바나나
바나나는 운동 전에 먹어도 좋지만, 운동 후에도 급격하게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땀을 흘리면서 배출된 칼륨을 보충해준다. 평소 운동량이 많다면 달콤한 바나나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추천한다.
2) 우유 & 요거트
격렬한 운동 후에는 근육에 미세한 상처가 생기며 근육통을 겪는다. 이 때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닭 가슴살 같은 육류 외에도 우유, 요거트 역시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다. 요거트와 블루베리는 같이 먹으면 맛도 좋지만 영양적으로 궁합도 좋다. 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블루베리는 염증 예방 효과가 있어 상처 입은 근육 회복에 도움을 준다.
3) 녹차 & 생강차
운동 후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한데, 이 때 녹차나 생강차도 좋다. 특히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운동으로 산화된 세포를 복원시키는 효능이 있다. 또한 생강차는 근육통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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