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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긍정 Jun 07. 2024

덜 갖춘 환경일수록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러니에 대하여.

푸르른 하늘을 벗 삼았던 5월 회고

이 글의 BGM으로는 트리플에스의 <Girls Never Die>를 권합니다.


우린 본질 속에 진주가 될래
꿈의 난이도 좀 더 난 높일게
끝까지 가볼래 포기는 안 할래 난
쓰러져도 일어나 We Go, We High, Go Now

- Girls Never Die 가사 中




Prologue. 5월, 확실한 성장.


푸르른 하늘을 벗 삼았던 5월

지난 4월 회고 글에서 누군가에게 헬퍼 같은 글을 자주 쓰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왜냐하면... 정말 정신없이 바빴다 ;-;


주말이 되면 여러 책을 읽고 강연을 찾아다니며 인풋을 쌓았고, 월요일이 시작되면 하나하나 써먹어보며 데이터를 살펴봤다. 금요일 퇴근할 땐 무엇을 더 공부해 보면 좋을지 체크하며 노트북을 닫았고, 주말이 되면 다시 그 인풋을 반복하며 지냈다.


5월을 돌이켜보면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확실한 성장이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나의 지난 한 달에 대해 기록해보려 한다.





배포 전후 대비


일단 숫자가 말해줬다. 성! 장!

왜 이렇게 클릭을 많이 하는 거지; 배포하고 오르는 커브를 보며 오픈빨일까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지표가 그 영역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확실하게 성과를 낸 것이다. 특별한 마케팅도 없었다. 제품이 건강하게 제 역할을 해냈고, 오랜만에 보는 선명한 수치였다. 정말 그 가설대로 움직인 것일까? 덕분에 기분 좋은 고민들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예전 직장에서 이것저것 실험하며 배웠던 성공경험을 이번에 완전히 녹여본 것이었기에 어쩌면 될놈될처럼 '이게 진짜 클릭을 부르는 알고리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연구자들이 수백 번 재료와 비율을 조절하며 최상의 맛을 찾아내듯, 이번에 기획한 로직이 뭔가 최상의 배합(?)을 찾아낸 기분이 들어 신기했다.


앞으로 이것보다 어떻게 더 잘 해내지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어찌 되었든 확실한 또 한 번의 성공경험을 했다는 것, 예전의 경험들이 경력이 되어주고 있다는 것. 꽤나 큰 동기부여가 되어준 피처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새로운 도전, AI 개발자 분과의 협업.


앞서 설명한 배포건은 이전에 해본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된 프로젝트였다면, 이번 건은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처음 해보는 도전이었다. 바로 AI 개발자 분과의 협업이다 :')


25만 개의 상품 이미지를 학습시키자 포즈, 컬러, 패턴, 헤어스타일 등 이미지 내 요소 하나하나가 추천의 척도가 될 수 있었다. 이 과정 자체가 나는 처음이라 너무 센세이션 했다. 아직은 초기모델이라 부족한 점이 있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도전을 해볼 수 있다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덕분에 진짜 많이 배웠다.





덜 갖춘 환경일수록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러니에 대하여.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진 덕분에 다양한 실무능력을 빠르게 스킬업 할 수 있었다.

이전 직장에서는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QA 엔지니어, UX Writer 등 세분화된 직업군들과 일을 했기 때문에, 잘 세팅되어 있는 프로세스 안에서 리뷰와 결과를 받아보는 것에 익숙했다.


덜 갖춘 환경이라고 표현하기엔 앰플리튜드가 너무 잘 되어있어 머쓱한데.. 쨌든 전보다 작은 스타트업에 조인했고 아직 데이터 분석가가 따로 있질 않다. 그래서 내가 직접 데이터 설계부터 참여해 수집 방식도 변경해 보고, 대시보드도 만들고 상관관계도 분석하는 등 데이터 설계와 분석 측면에서 속도와 깊이가 한 층 성장됨을 느꼈다.

나의 앰플리튜드 사랑은 여전하다,, 히히

특히 5월에 AB180에서 직접 사무실로 오셔서 세션을 해주셨는데, 그동안 알음알음 배워 써먹던 것과는 정말 차원이 달랐다. 역시 빠른 학습에는 확실한 교육이 최고다. 세션 끝에 사내에서 앰플리튜드를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유저 차트도 보여주셨는데 1위에 내 이름이 있었다. 치열한 삶의 현장이 그대로 녹아있어 뿌듯하면서 웃펐다..(ㅋㅋ)


QA 엔지니어도 따로 없다 보니 직접 TC를 쓰고 QA를 진행하는데, 환경별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 기획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의 못다한 꿈인 UX Writer도 원 없이 펼쳐보고 있는데, 글로벌 제품이라 영어로 써야 해서 매일매일 단어별 뉘앙스 차이를 공부해가고 있다. 프로젝트 매니저나 엔지니어링 매니저도 따로 있지 않은 덕분에 내가 직접 스프린트 플래닝과 회고를 진행하고, 기술적인 고민도 함께 나눌 수 있어 기뻤다.


큰 환경에서 일하면 직군이 세분화되어있어 오히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이 실례일 때도 있고 혼도 많이 났었는데.. 작은 환경에서 일하면 내가 다 해야 하는 덕분에 직접 이것저것 해보며 알게 되는 것이 많아 재밌었다. 무엇보다도 주도적으로 도전하고 새로운 걸 배우는 것에서 일의 기쁨을 느끼는 나를 또 한 번 발견하게 된 한 달이었다 :')





Epilogue. 다가오는 6월엔


결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검색&탐색 도메인만 하느라 결제 도메인을 직접 해볼 일은 없었는데, 글로벌 제품이라 해외결제를 처리해야 해서 복잡하지만 너무너무 재밌을 것 같다 +_+


그리고 PT 수업을 끊었다.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부터 기르라는 한 드라마의 명대사처럼 아직은 미생이지만 조금씩 완생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 거금을 투자했다. 6월엔 몸도 마음도 조금 더 튼튼한 내가 되기를 바라본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5월 회고 마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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