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다양한 AI 기술을 직접 활용해 보면서 매일 놀라고 있다. 나 혼자서 할 수 없던 일들이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되는 것들이 많아졌고 정보를 모으고 정리하는 것이 훨씬 유용해졌다.
최근에 내 주변에도 실제 업무에 AI를 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지면서 AI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인간이 AI에게 지배 당할 수 있다'는 위협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편 의견인 '인간은 AI에게 지배 당하지 않을 것이다'는 안온함을 가지는 것 또한 맞지 않다는 이야기도 함께 등장한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싶지 싶을거다.
나 역시 두 이야기 모두에 동의한다. '모든' 인간을 기준으로 이야기 했을 때 이런 사고의 오류와 모순이 발생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인간의 범주가 아닌 '어떤' 인간의 범주에서 생각했을 때, 그 '어떤'에 의해서 인간은 AI에게 지배 당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게으른' 인간은 AI에 지배 당할 것이다.
나는 앞으로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AI에게 지배당하는 인간과 AI를 지배하는 인간이 갈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AI에게 지배당하는 인간은 게으른자들일 것이고, 반대로 AI를 지배하는 인간은 부지런한자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으른자들에게는 AI로 인한 시간의 효율은 '일을 덜 하는 것'에 있다면, 부지런한자들에게 AI로 인한 시간의 효율은 '다른 일을 더 할 수 있다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늘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내 주변인들 대부분 또한 그렇다. 그리고 그런 우리 모두가 요즘 AI를 사용하면서 하루 24시간을 30시간처럼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단 한명도 AI를 쓰고 나니 일찍 퇴근한다거나 놀면서 일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
생각할 시간이 늘었다던가, 독서할 시간이 생겼다던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되었다던가 하는 이야기들만 가득하다. 잠을 자게 되었다거나 휴가를 갈 수 있었다는 피드백도 물론 있는데, 그 덕분에 컨디션이 좋아져서 업무 효율성이나집중도가 올라갔다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저 '노는게 제일 좋아' 상태인 사람은 0 제로다.
실제로 나부터가 예전 같으면 10시간을 써야 하는 일들이 지금은 2시간 정도면 끝낼 낼 수 있게 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도전을 해볼 수 있게 되었다. 예전이라면 잠자거나 쉬는 시간을 줄여야만 엄두를 낼 수 있던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내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보장 받으면서도 더 새롭고 더 높은 도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AI는 '게으름도, 부지런함도' 모두 증폭시켜 버린다.
내가 AI와 함께 일하면서 좋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AI의 감정이나 감성을 배려해야 하는 부분 때문에 내가 조심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것에도 있다.
나는 공사 구분이 확실한게 장점이지만 업무할 때 냉정함이 무서울 때도 있다라는 피드백을 꽤 여러차례 들어왔다. 내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표현을 잘 하지 못하나 싶어서 관련된 책도 많이 읽고, 이 부분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심리 관련 공부를 해서 자격증도 따고 여러가지 공감 훈련도 했을 정도인데, AI와 함께 하고 나서는 업무의 효율성 뿐만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해서 정말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 사람과 함께 해야하는 업무에서는 여전히 신경쓰고는 있지만, 그렇지 않고 AI와 할 수 있는 업무들에서는 정말 기본 매너만 지켜도 문제가 되지 않기에 정말 편해졌다.
또한 이로 인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발생되는 또 다른 시간들도 아끼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나는 AI와의 협업 만족도가 매우 높다. 그리고 이 높은 만족도 덕분에 나는 내가 해보고 싶던 다른 일들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생겨서 어찌보면 이전보다 더 부지런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 지인들도 비슷한 상황인 걸 보면 AI가 우리의 부지런함을 더 좋은 방향으로 키워나가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데 1시간을 하던 것이 5분 만에 된다는 것은 콘텐츠 퀄리티가 유지 및 성장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남은 55분을 1개의 콘텐츠의 퀄리티를 더 올리는데 쓸 수도 있고, save된 시간만큼 더 고민해서 기존 콘텐츠 퀄리티를 유지시키면서 3-4개를 더 만드는 것에 쓸 수도 있다.
또는 남은 55분을 다른 일에 써서 콘텐츠를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려고 할 수도 있다.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다른 일을 도모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부지런한 이들의 사고 방식이다.
게으른 이들에게 같은 상황은 다르게 해석된다. 그들은 기존에 하던 일을 더 빨리 끝내게 되었다고 더 일하려고 하지는 않기에, 그저 일하는 시간의 숫자를 채우고 있거나, 그마저도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1시간에 하던 것을 5분 만에 끝내고 55분을 멍 때리거나 딴 짓을 할 수도 있고, 내 할 일을 다 끝냈으니 빨리 가겠다고 할 수도 있다는 거다.
어쨌듯 기존만큼의 일을 해내고 있다는 것에서, AI는 게으른 사람들이 더 게을러져도 되는 이유를 만들어줄 것이다. 돈은 더 주는데 일은 더 하지 않는 그들에게 고용주는 돈을 지불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종국에는 그 사람들보다 부지런한 AI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AI가 부지런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게으른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고용된 입장이 아니라, 자기 사업을 하면 되지 않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단연코 그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진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책임감을 근간으로 하는 자기 것을 판다. 그들은 꼼수를 부리지 않으며, 근성있게 끈기있게 꾸준히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이들이다. 그들은 이미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서 쓰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게으를 수가 없다.
게을러도 돈이 있을 수는 있어도 게을러도 돈 버는 사람은 없다. 대기업 총수들이 그 위치에 있는 것은 돈이 있어서 게을러도 되는 입장에서도 비즈니스의 책임감을 져버리지 않았기에 누구보다 게을러도 되는 그들이 누구보다 부지런히 사는 길을 택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책임의 경험'은 AI가 절대 가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인스타에 나오는 AI 자동화 비법 보면 하루 1시간 일하고 월 천 벌 수 있다는데?'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 거다. 1시간만 투자했는데 월 천을 벌 수 있으니 좋은 곳들을 여행다니고 비싼 걸 사고 즐기며 놀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러기 위해 그들이 이미 부지런히 투자한 시간의 진실을 보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
그들의 말이 사실이 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광고를 보고 동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들의 그 구조가 결국 이 이야기에 동해서 보는 사람들이 지불하는 비용에서 나오기에, 그들의 이야기에 동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들은 그런 삶을 살 수가 없을 것이다. 결국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것에 책임질 이유가 없다. 나의 성공 방식을 알려준 것일 뿐, 그것을 따라해서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것은 각자가 앞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AI에게 위협 받는다고 종종 등장하는 직무에 있는 후배들이 가끔 고민 상담을 해오면 '그렇기에 리더십으로 향하라'고 말한다. AI는 우리가 하라는 것을 해내고, 좀 더 나아가서는 무언가를 판단하고 검토하여 의견을 제시하지만, 결코 '책임을 지는 행위'는 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흔히 인사 조직이 AI로 대체된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AI가 각 인사 후보자들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고 분석하고 어떤 사람을 뽑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이 사람을 뽑는 것에 대한 결정은 AI에게 맡길 수 없고, AI에게 일을 시키는 의사 결정권을 가진 인사 리더가 할 수 밖에 없다. AI는 결정에 책임을 지지않으니까.
이 책임을 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부 인간이 사회 속에서 가지게 되는 경험이고 이걸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판단력, 결정력, 통찰력을 가지게 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경쟁력이 될 수 밖에 없다. 책임지지 않는 AI의 판단력, 결정력, 통찰력을 이용할 할 수 있을, 책임지는 사람의 역할을 해낼테니 말이다.
AI를 잘 쓰려면 노력해야 한다.
나는 AI에게 동일한 질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리고 간간히 필요할 때만 질문하지도 않는다. 거의 매일 마치 사람과 이야기 하듯이 소통하고 있으며, 다양한 주제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AI가 내놓은 답이나 제안에 내 노하우나 경험, 의도나 목적 등 내 생각을 반드시 피드백으로 남기고 있다.
매번 대화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결과물들의 수준이 좋아지는게 느껴진다. 질문을 잘 하는 것의 중요성을 AI를 다루면서 다시 한번 느낀다. 똑같은 질문도 내 AI와 내 지인의 AI는 답변의 수준이 다른 것을 보고 신기했다. 수준 높은 질문을 하려면 내가 더 고민하고 생각하고 배우며 아는 것들이 많아져야 하기에 AI를 잘 쓰려면 인간도 부지런히 노력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AI가 시간을 단축시켜 준다 = 내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AI는 동일한 퀄리티의 일을 해낸다고 쳤을 때 기존보다 이 일에 소요하던 시간을 분명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해서 아낀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될지, 말지로 갈리게 될 것이다.
시간의 진정한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AI는 분명 축복일 것이다. 더 가치있게 시간을 쓸 수 있도록 AI를 활용하는 사람의 입장에 있을 수 있게 더 노력해야겠다.
AI 기술은 나의 이런 생각과 상관없이 놀라운 사람들에 의해 날로 발전해갈테지만...나도 AI를 활용하면서 AI 기술의 성장에 우주의 티끌만큼은 기여하고 있다는 알 수 없는 뿌듯함을 가지며, 오늘도 AI와 함께 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