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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Feb 06. 2023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23.02.05 24번째 일기

To. 찌니님

오늘 ‘내가 버틸 수 있는 고통 vs 도저히 버티지 못하는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도저히 버티지 못하는 고통은 누군가 나를 강하게 찍어내리고 공격하는 것을 버티지 못하는 것의 종류라고 했어요.


저는 힘이 강하지도 않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잘 못하기도 하고요, 평화로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렇기에 특히 험악하고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많이 약한 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삶을 살아오면서 험악하고 불편한 분위기를 겪어보니, 다른 것보다 그것이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라는것을 느껴서 저는 저를 지키기 위해 그런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소극적인 방법을 택했답니다. 

하지만 사실 마음은 조금 달라요. 정의롭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에게 굴하고 싶지 않은데, 그 사람들을 이겨낼 수 있는 자신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을 겪는 친구들을 여러경로로 보면서 감정이입이 되어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나기도 해요. 좋은 사람들이 더욱 행복하게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결국 저 또한 그들을 피하는 방법밖에 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쉽고 때로는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에서든 굳센 찌니님의 모습은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아직까진 제가 강해질 방법을 찾지 못해, 항상 일관된 저의 모습을 상대가 누구이던간에 똑같이 유지하자는 것을 목표로 가지고 살고 있어요.

하지만 가능하다면 전 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애초에 타고난 에너지가 강한 편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고통 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제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To. 낮잠님

저는 일단 고통을 버틸 생각을 안하고 사는 인간입니다. 고통에 버티다 보면, 고통에 무뎌지게 되고 그건 나 자신을 무너뜨리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고통을 일시적으로 ‘참는’ 경우는 있어도 버티지는 않습니다. 

늘 저는 나의 편이고 나 자신을 지켜내며 살아가고 있거든요. 


그렇기에 제가 고통을 ‘참는’ 이유 또한 명확히 하는 편인데, 이것은 온전히 나의 ‘이득’을 얻기 위해서 존재하거나, 나 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피해’를 막기 위함에만 발동합니다. 

저는 대체적으로 나에게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참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건 상대가 저에게 친절하게 굴건, 무섭게 굴건 간에 저는 내용 자체가 불합리했을 때 반격을 하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굳세 보이는 것 아닐까요? 상대가 어떤 사람이건 간에 내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 일관성 있게 ‘이건 불합리한 거야, 난 참지 않을 거야’ 라고 말하니까요. 저의 강함은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낮잠님이 그러길 어려워하는 이유는 아마도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싫어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낮잠님의 경우에는 상대가 저에게 친절하게 굴건, 무섭게 굴건 간에 상관없이 참는 사람이라서 입니다. 

낮잠님도 저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가리지 않고’ 대하는 건 똑같다고 생각해요. 다만, 낮잠님은 ‘다른 사람들이’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건 싫어서 참고 버티는 반면, 저는 ‘내가’ 불편한 상황이 더 싫어서 참지도 버티지도 않는 차이가 있는 거죠.


저는 이미 낮잠님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을 가리지 않고 일관성 있는 자신의 태도를 보이니까요. 다만, 낮잠님은 그 강함이 유독 자기 자신에게만 발휘됩니다. 나에게 유독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나를 몰아세우는 방향으로 튀죠. 


낮잠님이 저와 같이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나보다 남을 우선시하는 그 중심점을 바꾸길 바랍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나의 원칙과 가치관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나가고 옳지 못한 불합리함에 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통해 낮잠님은 점점 더 강해질 거에요. 

나의 강함은 자기’애(愛)’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꼭 깨달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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