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아래의 빛
그의 이름은 영실이었다. 서른여섯, 한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강사.
밤마다 아이들의 점수를 계산하고, 낮에는 ‘다음 달 월세’를 계산하는 사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계산의 한가운데서 늘 빠져나오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걸까.”
그건 피곤해서 떠오르는 상념이 아니었다.
아주 오래된, 그러나 한 번도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질문.
그는 그 물음을 떨치려 운동을 하고, 술을 마시고, TV를 봤지만 질문은 지워지지 않았다.
마치 뇌의 가장 깊은 부분에 누군가 남긴 암호처럼 반복되었다.
그는 결국 사직서를 냈다.
‘조용히 살아보자’는 말 대신, ‘나를 알고 싶다’는 이유를 적었다.
그 후로 그는 미친 듯이 책을 모았다.
고대의 신화, 플라톤의 대화편, 인도 우파니샤드, 양자역학, 심지어 정부에서 발행금지된 문서들까지.
그 안에서 반복되는 단어가 있었다.
존재(Existence).
‘존재는 자신을 알기 위해 스스로를 분리한다.’
어딘가에서 읽은 문장이 그를 멈춰 세웠다.
그때부터 그는 그 문장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어느 날, 고대 바빌로니아의 비문을 번역한 책 속에서 이상한 구절을 발견했다.
“신은 지하 33층에 잠들어 있다. 그곳의 문은 인간이 쌓은 시간으로만 열리리라.”
이건 은유로도, 농담으로도 읽히지 않았다.
그는 직감했다.
‘그 신이 내가 찾는 답일 수도 있다.’
그는 오 년 동안 돈을 벌었다.
강의와 투자, 그리고 불법적으로 고문서를 거래하며.
어떤 사람은 그를 광인이라 불렀고, 또 어떤 사람은 예언자라 불렀다.
결국 그는, 폐허가 된 한 광산의 지하를 샀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 아래 어딘가에, 세상이 감춘 문이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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