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쓰는 것은 이롭다

by 호두

요즘 가능한 한 매일 일기를 쓰려고 하고 있다. 일기를 쓰는 방법은 그냥 떠오르는 대로 적는 것이다.
일기를 쓰는 것은 일종의 듣는 행위이기도 하다. 내 내면에서 떠오르는 소리를 듣고 글로 옮기는 것이다.

글로 쓸 만한 일이 없어도 일단 자리에 앉아서 일정 시간 동안 뭔가를 써보려고 한다. 쓸 것이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뭔가 쓰기 시작하면 점점 할 말이 많아진다. 특히 서운한 일, 화나는 일이 있을 때는 더 그렇다. 이렇게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때 일기 쓰기는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점점 귀해지는 듯하다. 일상에서 필요한 글쓰기는 AI가 해주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이메일 작성이 있다. 이 와중에 일기 쓰기는 내 언어로 글을 쓰는 좋은 훈련이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허들이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건지, 글로 표현하기 전까지는 분명하지 않을 때가 많다.

일기를 쓰는 것은 정서적인 안정을 준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는 것을 잠시 차단하고, 머리에서 정보를 처리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 와중에 잊고 있던 할 일과 목표가 정리되기도 한다. 머릿속을 구름처럼 떠다니던 생각들에 글이라는 질서와 형체를 부여하여 내 손, 내 눈앞에 내려놓는 것이다. 이로서 뭔가 놓치고 잊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포함해서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며 사는 현대인에게 일기 쓰기는 추천할 만하다.

매일 쌓이는 일기는 새로운 글감과 아이디어가 되기도 한다. 내가 무슨 글을 쓸 수 있는지 늘 고민이지만, 일기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내 내면의 생각을, 일기를 쓰면서 끌어낼 수 있다. 그렇게 쌓인 생각의 조각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는 종이 노트에 펜으로 쓰는 일기가 가장 느낌이 좋다. 하지만 약간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디지털 일기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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