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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m Q Feb 18. 2021

11. 셀프인테리어 드디어 도배까지 왔다.

도배에서 시간과 돈은 고고 익선

도배만 새로 해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고들 한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보이는 부분이기 때문은 아닐까. 그만큼 하자에 대한 불만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정이다. 경험해보니 가장 쉬운 공정으로 생각했던 도배야말로 가장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기 어려웠던 공정이었다. 도배는 이번 인테리어에서 업체와 가장 많은 대화와 현장 사진을 공유했던 단계이기도 했는데 현장실사 없이 시공할 집의 벽면 상태를 공유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초반 작업을 해야 하는지 협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도배의 퀄리티는 시간과 비용에 비례한다.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자 기존 벽지를 제거하지 않고 덧방을 하거나 퍼티 작업을 하지 않고 진행하면 깔끔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나중에 도배지가 터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업체에서는 대게 퍼티 작업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물론 집주인의 입장에서 회당 2~30만 원이 추가되는 데다가 꼬박 하루를 말려야 하는 퍼티 작업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지만 말이다.      


시멘트 똥이 불룩 나온 벽면, 분명 벽면이 고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 집 벽면 상태는 한눈에도 좋아 보이지 않아서 퍼티 작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다만 우리 집을 시공했던 업체에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은 필요할 것 같다고 해서 고민이 되었는데 견적도 견적이지만 도배가 3일이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선택의 연속이다. 불안하게 한 번으로 끝낼 것이냐 안전하게 두 번으로 할 것이냐의 기로에서 나는 결과에 대한 어느 정도의 퀄리티는 감수하기로 했다.      

                       

나는 합지보다는 실크벽지파


요즘 지어진 새 아파트의 경우는 거의 ‘실크벽지’가 되어 있어서 도배를 다시 할 때 기존 벽지를 쉽게 뜯어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집처럼 낡은 아파트는 ‘합지’의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 합지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도배지와 도배지 사이 연결 부분을 확인하면 된다. 도배지와 도배지가 만나는 지점이 중첩되어 붙여져 있다면 100% 합지다. 반면 겹쳐진 부분이 없이 맞대어져 있다면 실크벽지다. 합지는 벽면에 달라붙어 있기 때문에 철거할 때 실크벽지보다 수공이 많이 간다. 불행히도 우리 집은 합지가 발라져 있었다.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집이 아닐 수 없다. 철거업체가 합지는 못한다고 해서 자력으로 벽지를 떼어냈는데 완벽하게 제거하지는 못했다.      


우리집 벽면은 상태가 좋지 않아서 퍼티작업이 필수였다. 


다음에 또 인테리어를 할 생각이 있다면 합지보다는 실크 도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합지가 실크벽지보다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중에 다시 인테리어를 할 계획이라면 제거 비용과 노력을 고려할 때 결코 경제적인 선택지는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 집처럼 시공된 지 2~30년 된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는 벽면의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벽면에 밀착하는 합지보다는 띄움 시공을 하는 실크를 선택하면 벽면이 지닌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벽지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건강’이라는 주제도 빠질 수 없다. 실크벽지의 주원료는 PVC인데, PVC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가소제가 사용된다. 그리고 이 가소제가 환경호르몬을 배출한다는 점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최근에는 합지를 선호하는 사람들 적지 않은 듯하다. 

     

그럼에도 애초부터 합지 도배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신체의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정신적인 안정감인데 도배가 옥에 티가 된다면 볼 때마다 신경 쓰이고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았다. 게다가 벽지의 유해성분 문제는 약 4~5년 전에 터졌던 이슈다. 고객의 불안이 커지는데 벽지 브랜드들이 가만히 손 놓고 있지만은 않았을 터. 앞 다퉈 유해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 인증 벽지를 출시했고 더 나아가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성 벽지’를 선보였다. 우리 집 벽지는 S브랜드에서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이었는데 이 제품 역시 각종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요즘 출시되는 벽지에게 있어 친환경인증은 기본 옵션인 듯하다.                                                                 

              

벽지 선택 기준은 페인트를 바른 것 같이 매트한 질감과 원하는 컬러감 2가지만 만족하면 어떤 브랜드 제품이던지 상관없었다. 인테리어 콘셉트와 디자인이 잡혀 있다 보니 벽지 색깔을 고르는 것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웨인스코팅이 포인트가 된 거실과 공간이 넓지 않은 서재방은 화이트 색상의 벽지를 선택했다. 옷방은 짙은 그레이, 안방은 민트 그린색의 도배지를 선택하여 각 방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실제 시공을 했을 때의 색감은 조명과 햇빛의 영향으로 샘플북에서 봤을 때보다는 조금 밝게 느껴졌다. 해당 브랜드 벽지가 도배지와 도배지 사이에 이음새가 잘 벌어진다는 후기가 간혹 있었으나 이는 도배지 문제가 아닌, 시공자의 숙련도 차이인 듯하다. 우리 집은 도배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관련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도배업체 업체 총평: 시공자와 집주인 사이에 갈등 해결사

을지로에는 많은 도배업체들이 존재하지만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곳은 3~4군데로 좁혀진다. 잘한다는 집 3곳을 모두 가본 결과, 견적은 비슷하다. 큰 차이가 없다. 견적이 고무줄이었던 다른 시공들과 달리 도배품은 보편적인 시장 가격이 알려진 편이라고 한다. 우리 집은 처음 셀프 인테리어를 시도하는 고객이 도배를 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을 상세하게 알려준 T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나머지 두 업체도 친절하게 응대를 해주었으나, 상담 내용이 지극히 일반적이었던 반면에 계약한 업체는 셀프 시공 사례를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업체 측과 조율해야 하는 내용을 짚어주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T업체는 도배지 판매와 시공자 연결을 같이 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시공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업체에서 소개한 시공팀은 전반적으로 노련했다. 두 번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퍼티 작업도 한 번에 끝내주었고 전반적으로 어디 한 곳 울거나 벌어진 곳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     


도배 시공 중 필름이 찢어졌다....


다만 시공 중 발생했던 사고에 대한 시공팀의 책임감 있는 대응이 아쉬웠다. 기존 도배지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문틀 필름 훼손에 대해 도배 시공자가 원래 찢어져 있었다고 주장을 하는 바람에 시공팀과 논쟁이 있었다. 도배 전날 필름 시공이 매우 늦게 마무리되어서 이른 아침에 필름이 잘 붙여졌는지 확인을 했었던 지라 멀쩡하게 붙여 있었던 증거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증거가 분명함에도 딱 잡아떼며 억지를 부리는 시공자의 태도에 시공팀과는 더 이상의 대화가 진전되지 않을 듯해서 벽지업체 측에 연락을 했다. 상황을 파악한 업체 측에서는 빠른 사과와 함께 필름 AS시공에 대한 비용을 보상해주어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다. 만약 직접 시공자를 섭외한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거나 시공팀을 연결해준 업체에서 문제 해결을 회피했다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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