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정상우 Feb 21. 2019

'미래',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가끔씩 시간이나 때우려 웹서핑을 하다 보면 종종 마음에 와 닿는 문구를 보는데, 이런 얘기가 올라온 것을 보았다. 사람은 아직 과거로 돌아가는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몰라서 물어본 것일까? 아마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이 너무 힘들고 괴롭고 미래가 불안해서, 큰 걱정 없이 웃을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서 작성한 것이다.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나날이 있다. 


그것이 어린 시절일 수도 있고, 젊은 날의 어느 한 때일지도 모르겠다. 우스갯소리로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대해 주로 남자들의 경우에는 전역 바로 다음날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생활을 힘들게 거쳐온 친구들에게서는 수능 끝난 다음 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 찾을 수 있는 공통 점은, 힘든 날을 이겨낸 직후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살면서 늘 힘들다고 한다. 그것은 대부분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이유만 달라졌을 뿐이다.


내게는 고등학교 2학년 때가 제일 행복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수능이나 공부에 대한 압박감도 없어서 꽤 재밌게 놀아버렸고, 교우관계랄지 선생님들과의 사이로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 당시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지금이 힘들고 지쳐서 그런 건가. 앞으로 더 그런 날들이 많을 텐데 버틸 수 있을까? 정말 고등학교 2학년 때처럼 걱정 없이 웃으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날이 내 삶에 오기나 할까?


그때보다 더 행복한 미래를 만드세요.


과거에 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거나, 좋았던 과거에 대한 생각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자신이 너무 비참해 보여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만 계속 드는 것이다. 사실 과거가 행복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때가 행복했다고 느끼는 것에 불과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유치원 때가,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초등학교 때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중학교 때가 좋았다고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쭉 나열하다 보면 결국 죽을 때를 제외하고는 우리 인생에 남는 것은 '좋은 일' 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말로 보면 과거의 삶에 비해서 '지금' 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여기에 빠진 것은 '미래' 다. 우리는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현재에 시간을 들여 고통을 감수한다. '행복한 미래' 란 무엇인가? 돈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것?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개인마다 분명 다르겠지만, 현재를 잡지 않고 과거에 대한 그리움에 지배당해 살고 있다면, 결국 미래에 가서도 지금 이 순간에 대한 그리움으로 '미래'를 불행하게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를 그리워하지 않게 될 때


30대가 되면 20대에 하지 못한 것들과 그 당시에 대한 그리움에 빠져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20대를 돌아봐도 학창 시절에 대한 그리움으로 살았다면, 결국 나이만 먹었지 변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를 생각했을 때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하고, 또한 현재 보내는 하루하루 대해 후회가 없어야 한다. 잠자리에 들 때, 오늘 해야 했던 일들과 하지 않았던 일들에 대해 후회하는 하루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마침내 '미래'가 되었을 때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한 미래가 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과거를 생각하지 않아도 될 때야 말로 진정 행복이 아닐까. 추억을 회상할 때가 아니라면 과거의 '행복'이라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지금이 행복하다면 '과거'의 시점에서 오늘은 '행복한 미래'가 될 것이며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과거'의 내가 바라던 지금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모습처럼 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아마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현재가 미래에게 있어 과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선택하고서 대학에 입학하지 않은 내가 바라던 20대의 행복한 미래는 기술자로서 실력이 출중하여 내가 찾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찾아주는 기술자가 돼서 명성을 얻는 것이었다. 나는 물적 욕구보다는 명예에 대한 욕심이 강해서 다른 사람이 나를 인정해주는 것에 대한 욕구가 큰 편이다. 이번에는 어디서 일 해볼까를 고민하는 것이 내게는 자부심을 주는 일이었다. 그 당시 생각했던 미래인 20대 중반인 지금은 어떨까? 집에서 백수생활이나 하고 있는 처지다. 


지금의 내가 과거에 생각했던 '행복한 미래'가 될 수 없었던 것은, 중학교 때와는 달리 평탄한 생활을 했던 고등학교 때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살았기 때문이다. 공부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었던 그 당시에는, 공부를 귀찮다고 하지 않고 교우관계가 좋지 않았던 중학교 때와는 다른 의미의 '게임'을 했다. 잠자리에 들 때 그렇게 보낸 것에 대해 후회를 하기도 한다. 이제 와서 후회를 해봤자 늦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사람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후회를 단 한 번도 안 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단지 과거를 살아가느냐 현재를 살아가느냐의 차이 일 뿐이다.


가장 행복했지만, 가장 후회가 많이 되는 시간. 지금의 내가 과거에 생각했던 '미래'가 되지 못한 것은 그 어느 시간대에도 살아가지 않고, 오작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만 살아갔기 아닐까. 아무런 생각 없이 마냥 놀기만 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현재를 산다는 것은 과거를 기반으로 현재를,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과거는 지금이 된다. 난 지금도 과거에 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 그 '과거'가 어쩌면, '지금' 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이전 18화 '시간',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꿈, 너에게 닿기를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