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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우 Oct 03. 2019

'현실', 아직, 철들고 싶지 않다

그저, 철든 것처럼


나는 하는 짓거리만 생각하면 딱히 철든 것도 아니었지만, 10대 시절 게임이나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상대방으로부터 하여금 애늙은이 취급을 받거나 실제 내 나이를 알게 되었을 때 놀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경우를 종종 보았었다. 그때 나는 10대 다운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꿈이라는 것은 딱히 있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활발한 것도 아니어서 책도 친구들이 좋아하는 삼국지라든가 만화책보다는 에세이 종류를 주로 읽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생각하는 사고에 비해 남들이 보기에 이미 '철든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중학생 때는 온라인 상에서 나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음에도 대부분 나를 20대 중반 정도로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을 정도였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시간의 흐름에 인생을 맡기면서 그저 지나가는 대로만 살아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철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철이 든다는 말은 책마다, 사람마다 말하는 바가 제각이 다르다. 나는 그것의 정의를 내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을 비추고 싶다. 내가 생각하기에 철이 든다는 것은 자신이 꿈꾸고 있는 이상에 대해 꿈을 마음속에 담아 두고 현실과 타협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꿈이 없는 것과 현실과 타협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었을까?


내가 고등학교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학생들 중에는 벌써부터 공무원 준비를 하는 친구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한 친구는 졸업하면서 9급 공무원에 합격한 경우도 있었기에 한 때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있었다. 공무원이라는 선택지는 어른들이 보기에 합리적이라고 보일 수도 있다. 공무원이란 현재 이 시대에 있어 안정적인 직장이며 어느 정도 노후까지 지킬 수 있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정말 그 학생이 원했던 길이 공무원이었을까? 아니면 어른들이 공무원이 좋다고 해서 흥미와 적성에 상관없이 그냥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어쩌면 그 학생이 너무 일찍 철든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조금 더 꿈을 키우고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되었을 텐데.


성공한 사람들은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어느 커뮤니티의 글에서는 자기가 가난하고 9등급인데 의사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글이 있었는데, 이에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니 기술이나 배우라는 덧글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과연 정말로 9등급인데 공부해서 의대에 붙은 사람이 있다면, 과연 안 된다고 했을까? 그렇지 않다. 성공한 사람들은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자신이 마치 예언가라도 되고 미래를 미리 보고 온 것처럼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꼰대들이 하는 훈수에 불과하다.


현실과의 타협


자신이 하고 싶은 바에 대해 포기하거나 그로 인해 현실과 타협하는 일은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실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예술에 대해 승자가 아니면 부를 쟁취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현실을 생각해서 꿈을 바꾸라고 종용한다. 근래에 들어서 개인방송과 웹툰 산업의 발달로 인해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예술분야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예술분야는 흔히 돈 없으면 하지 말라고 한다. 음악에서 정통파 클래식과 같은 경우에 프로의 길로 들어서려면 재능이 있다고 해도 돈이 정말 많이 깨지기 때문이다. 이는 현실이다. 아무리 설탕 발린 말을 한다고 한들 바뀌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루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음악을 하려면 반드시 돈을 부어가며 투자해야 할까? 아니다. 당장 동영상 플랫폼에 가서 검색만 해봐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서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다른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직, 철들고 싶지 않다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고민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나이가 30, 40대임에도 불구하고 꿈을 향해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나오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보고 현실을 모른다거나 철이 없다고 표현한다. 그리고는 나잇값을 못한다고 하기도 한다. 난 그 사람을 비난하지도 않고 도리어 격려해주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의견을 수많이 들었음에도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이다.


철들지 않은 사람이 꿈을 꾼다


자신의 꿈을 끝까지 관철하는 것은 좋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면, 가정이 있음에도 일을 안 하고 꿈만 따라간다든지 하는 경우라면 변호해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이 글에 적은 것을 부정하게 될 수도 있지만, 꿈은 포기하지 않고 잡고 있으면서 생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작가 지망생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철은 너무 일찍 들어도 문제고 늦게들어도 문제지만, 10대와 20대, 철이 일찍 드는 경우는 정말 피했으면 좋겠다. 20대 중반인 나도 아직 철이 안 들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 누군가는 그게 자랑이냐고 하겠지만, 이건 어쩌면 자랑이다.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일찍 철들지 않고 꿈꾸는 사람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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