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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우 Oct 06. 2019

'도전', 가슴이 뛰는 일을 찾는 이유

가슴이 뛰는 일이 있을까?


많은 책과 매체에서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고 한다. 세상에 가슴이 뛰는 일이라는 것이 있을까? 아마 누군가는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가슴을 너무 뛰게 해서 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쯤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처음부터 가슴을 뛰는 일이 있을까? 하고. 그 일을 하다 보니 가슴이 뛰게 되었는지, 아니면 일을 막 시작했는데 가슴이 뛰었는지,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일단 해보라(Just do it)고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처음부터 가슴 뛰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도전을 하다 보니까 성취감이 생기고 결과가 보이면서 그 일에 대해 가슴이 뛰는 것이지 시작하자마자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대개 처음부터 가슴이 뛰는 일이라는 것을 찾기 힘들다. 


이제 막 시작하는데 벌써부터 일에 대한 의미를 찾으면서 하다가는 결국 자리도 못 잡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시간을 들여 도전해보지 않고 가슴이 뛰는 일이 없다고 한다. 분명 찾다 보면 가슴이 뛰는 일은 나온다. 단지 무언가를 시작했다면 그래도 일 년 정도는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가끔, 개발에 미친다


개발은 내게 가슴을 뛰게 하는 일중 하나다. 무언가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미친다는 것은 그 일이 스스로를 가슴 뛰게 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어김없이 코딩으로 시간을 보낸다. 글을 쓰는 이 시간, 벌써 오전 2시를 가리키고 있다. 어떤 코드가 좋을까, 어떻게 하면 중복 없이 짜 볼까 등등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넘기고 있을 때가 허다하다.  


게임을 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이렇게는 못하는데, 내 삶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할 수 있는 행동 중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개발이다. 그저 뭔가를 개발하면 재미있고 이렇게 동작하는 사실과, 내가 알지 못했던 실수를 깨닫는 순간 개발이 더욱 재밌어진다.


개발하고 있으면 다른 잡념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온전히 코드에 집중하고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한다. 게임도, 글도, 심지어 밥도 가끔 거를 때가 있다. 하나에 미친다는 것이 이런 걸까. 내 주위에 아무것도 없고 걱정 고민거리가 있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다 잊고 집중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 재능 같은 것 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저 재밌으니까, 좋아하니까 가능한.


오류와 버그가 생길 때면 여간 싫고, 추가 기능 요청이 오면 그것도 귀찮을 때가 있지만, 그럼에도 난 개발이 좋다. 이 일은 단순히 내 삶에서 생계수단이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난 개발이라는 일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업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으며 미래를 그리고 있다. 




개발이 나한테 처음부터 가슴이 뛰는 일이었을까? 아니다. 처음에는 프로그래밍이라는 것도 몰랐었다. 내가 생각하던, 막 캐릭터 나오고 메뉴 만들고 이런 것이 아니라 그저 콘솔에 텍스트를 띄울 뿐이었다. 게임이라는 것을 개발하려면 해야 하기는 했지만, 중요한 것은 흥미가 생기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렸다는 점이다.


일을 통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때 조금씩 가슴이 뛰는 일로 변하게 된다.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개념을 하거나 공을 들여가면서 기대에 못치지게 되면 결국 포기하게 된다. 회사에 처음 들어가서 프로그래밍은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배우지 않은 개념과 처음 보는 용어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이게 아니면 당장 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 버티면서 배웠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프로그래밍을 통해 상상하던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었고,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반 지식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도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피아노를 잘 치는 '회사원'


어릴 때는 대부분 꿈을 가진다. 하지만  재능이나 금전적인 이유와 같은 여러 꿈의 장벽들과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어떤 이유들로 인해 꿈을 이어나가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되면 꿈은 포기한 채 결국 하기 싫은 일을 하다가 나중에 취직을 할 때가 되거나 대학에 갈 때쯤 되면 다시금 진로 고민을 하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은 취미가 되거나 포기하게 되고 본업은 하기 싫은 것을 하니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회사에 가면 스트레스만 받는다. 그나마 취미생활로 가지고 있으면 한결 나아지지만, 그 사람에게는 '글을 잘 쓰는 회사원', '피아노를 잘 치는 회사원'처럼 수식어가 붙게 된다. 나도 수식어가 붙어있다. 음악 하다가 그만두었지만, 피아노는 치니까.


꿈이 있어도 나아가지 못한 채 마음속에 품다 보면 결국 그저 회사원이 된다. 자신이 중간에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었든 회사원으로 끝나는, 정해진 굴례에 따라 움직이는 운명론 같은 엔딩을 맞이하면 얼마나 슬플까. 아쉽게도 세상에는 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가슴을 뛰는 일을 찾으려 한다. 끊임없이 도전한다. 단지 앞에 수식어가 붙어 있는 그냥 회사원이 아니라, 작가, 화가,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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