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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우 Oct 12. 2019

'연극', 무대 위의 들러리

모든 것이, 연극이었다


현재 화두 되고 있는 어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 어느 장관의 자녀,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또 한 번의 입시비리, 공기업의 채용비리 등 우리 주변에는 노력은 배신한다는 말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어른들은 불공평한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준비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 될 때, 좌절하고, 분노한다. 만약 최선을 다해 스펙을 쌓고 대학입시 서류를 넣었거나 입사지원을 했는데 나를 들러리로 세워놓고 미리 내정자가 있어서 내가 떨어졌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아니면, 나도 이미 당했지만 진실이 은폐되어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눈 뜬 장님 꼴이라니.


누군가는 데뷔를 하고 싶어서 간절함에 몸부림치지만, 누군가는 자신이 이미 데뷔할 수 있다는 미래를 알고 자신의 옆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노력하는 친구를 보며 속으로는 비웃었을 것이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에는 데뷔 멤버들의 모습이 나오는데, 눈에서 나오는 눈물이 진짜가 아니라, 그저 연기를 위한 가짜 눈물이라고 생각하면 소름 돋기 그지없다. 


오직 불이익에 대한 목소리


사람은 때때로 이기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나쁜 쪽으로 당하는 차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외치거나 시위를 하지만, 다른 이들에 비해 자신이 받는 혜택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자신에게 혜택이 왔을 때 그걸 단호하게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성별 할당제, 가산점 제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것은 겉으로 공평이라 말한다. 이는 사람이, 동물이 가진 내적 본성이며 경쟁사회가 만들어낸 비극적 참상이기도 하다.


인적 네트워크를 형상하라?


베스트셀러에 오른 많은 서적에서 대부분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전 장관의 자녀를, 기업 채용비리를, 비난하고 비판하면서도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이유 중 하나에는 저들이 받는 혜택을 우리도 받음으로써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함에 있다. 


경쟁 사회에서 인맥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된다. 또한 이 사회는 인맥 사회이기 때문에 혈연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만난 지인이나 친구를 통해 다른 사람보다 혜택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신이 쌓은 인적 네트워크가 자녀에게까지 적용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 짓을 했다가는 여태껏 발생한 입시, 채용비리가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고, 지금 발생한 문제와 다를게 없어진다. 진짜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는, 혜택을 받는 당사자는 어떠한 노력도 안 하고, 단지 부모가 누구냐는 것으로 다른 사람과 다른 혜택을 받으며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안 주고 안 받기


우리는 네트워크의 형성을 위해 친하지 않은 사람의 결혼식이나 장례식장에 가기도 한다. 조금 더 누군가의 기억에 남고 혹여나 내게 무슨 일이 있을 때 도움받을 수 있도록. 내 가족의 상이 있었을 때, 장례식장에 많은 이들이 온 것을 보고는 만약 내가 사람들을 데리고 와야 하는 입장이었으면 어땠을까를 고민해보기도 하였는데, 부를 사람이 없어서 난감해하고 있을 것이 눈에 보였다. 나는 기본적으로는 '안 주고 안 받기'를 추구하지만,  인적 네트워크의 관점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을 수도 있어서 흔들리기도 한다.


정말, 세상은 불공평한가


보수적인 관점이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모의 자산을 상속받고 혜택을 받는 행위는 어찌 보면 이상한 것이 아니지만, 그것으로 발생하는 영향의 범위가 상속자에서 벗어나 다수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과의 경쟁에 적용되면 더 이상 이념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우리가 그들과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해서 배 아파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공평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공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회에 대한 분노일까? 어쩌면 난 전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흔히 금수저라고 불리는 사람들, 그들이 받는 혜택을 부러워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이다. 일례로 들어보자면 간혹 과거에 지금의 배우자보다도 더 돈을 잘 벌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가진 연인과 만난 기억이 있을 때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만난 것을 후회하고, 현실적으로 더 나은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만난 친구나 지인을 부러워하는 것이다. 그들이 받는 혜택이 부러우니까. 나는 딱히 노력하지 않았지만, 알아서 나한테 혜택이 들어오니까.


평등, 공평, 현실


공평이라는 것은 다른 직업을 가지면 다른 대우를 하는 것, 이는 특정 직업을 비하하기 위함이 아니라, 현실을 이야기한 것이다. 예를 들면 전문직과 생산직에 따라 발생하는 임금의 차이. 다른 성별이기 때문에 다른 대우를 하는 것, 다른 부모이기 때문에 다른 혜택을 받는 것. 다른 신체적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비장애인과는 다른 혜택을 주는 것. 이 모든 것은 공평이라고 여긴다. 반면 평등은 모두에게 같은 잣대를 부여한다. 모두가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말하지만, 세상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공평과는 정반대의 의미로 공평하다.


옳고 그름의 문제다


단지 우리나라의 일부 멍청이들은 시시한 이념 싸움에 휘말려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사실 채용, 입시비리는 이념의 싸움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 그 누구든 거짓을 진실처럼 꾸며냈다면, 그건 사기다. 말로 비난받아도 마땅한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에는 거짓말이 늘 따라붙는다. 사기를 쳐놓고 남들처럼 정당하게 들어온 것처럼 거짓말을 친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기업의 채용비리, 어떤 장관의 자녀에 대한 의혹, 모두 거짓말이 따라붙었다. 


누군가가 더 많이 가졌기 때문에 많은 혜택을 다른 사람이 받는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것은 둘째 치더라도,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비롯되는 거짓된 행동과 표정, 언행이다. 예전에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 않았던가, 잘난 부모 아래에서 태어나지 못한 것을 원망하라고. 그래, 차라리 그게 나을 수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속이고 우롱하여 사기를 치는 것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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