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정상우 Oct 24. 2019

'실수', 완벽은 없다

점진적인 성장의 힘


동영상 플랫폼에 영상을 올리는 일, 시작에 있어 처음부터 공을 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공을 들이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는 그다지 좋지 않을 수 있다. 인지도가 없는 일반인이 처음부터 좋은 품질의 영상을 올린다고 해도 반응이 그렇게 폭발적으로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많이 보는 영상들은 조회수가 적게는 수천에서 억대까지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이를 얕보는 경향이 있다. 이 정도 품질의 영상이 이 조회수라면 내가 만든 영상은 이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조회수는 영상의 품질과는 큰 인연이 없다. 단 30초짜리의 영상도 인지도가 있다면 수백만의 조회수를 올릴 수도 있다.


처음 인지도를 쌓으려면 고품질의 영상을 일주일에 한 개 올리는 것보다 저품질의 영상을 올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는 대게 수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다. 여기서 저품질이란 영상의 주제와 전달력이 저품질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완벽이라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성장에 초점을 맞춰 나가다 보면 처음에 바랬던 품질에 점점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인지도가 없다는 가정하에서는 모든 사람이 제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다가도 스스로의 창작물에 대해 근거 없는 기대를 갖고 완벽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처음부터 많은 공을 들여서 금방 지쳐 결국 포기에 이르게 된다. 웹소설을 시작하려는 내 친구는 아직까지도 연재하나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너무 공을 들여하려는 탓에 글을 수십 번을 썼다 지웠다가 한다. 그래서는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서 포기할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난 완벽주의자를 싫어한다. 세상에 완벽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설령 한 순간 완벽이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완벽이 아니게 된다. 내가 개발자로 일하면서 느낀 완벽에 가까워지는 기준은 에러와 버그가 하나도 없어야 하며 모든 테스트 케이스를 통과하고, 보안에 있어서는 어떠한 창도 막을 수 있어야 하며 다른 플랫폼에서의 호환성도 있어야 한다. 사용자 편의성 또한 남달라야 함은 물론, 성능상에 오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어야 완벽에 '가깝다'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에서 시가총액 최상위권을 다투는 IT기업에도 에러와 버그, 취약점의 발생으로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를 패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완벽은 불가능하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기 때문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다.


연습은 실수하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런데도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실수와 완벽은 반대의 의미를 갖는다. 실수가 하나라도 있으면 완벽에 가까워질 수 없다. 그런데,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면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가능한가? 실수를 해야 고민하고 실행해보며 또다시 같은 것을 했을 때 실수하지 않는 것이다. 


실수는 추구하는 것이 아니지만, 배척해야 하는 존재도 아니다. 실수 좀 하면 어떤가? 우리가 연습을 하는 이유는 마음껏 실수하라고, 실수를 줄여나가기 위해 있는 것이다. 점점 줄여나가다 보면 실전에서는 연습 때 했던 실수를 안 할 수 있다. 실수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와 문화에서는 절대 성장할 수 없고, 도리어 자존감의 하락으로 인해 쇠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수를 인정하라


완벽만을 외치는 사람은 내로남불일 가능성이 크다. 자신은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누군가 드러난 실수를 지적하기라도 하면 그럴 리가 없다며 불같이 화를 내면서도 다른 사람이 하는 실수에 대해서는 질책하거나 짜증을 내기 일쑤다. 완벽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그럴 필요도 없이 점점 줄여나가면 그만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IT업계로 가길 원한다. 그러고 그러한 곳들은 대부분 실험을 권장하고 실패와 실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성장을 추구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글로벌 IT업계는 대부분 그런 문화를 가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문화는 그렇지 않다. 실수를 하면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경고장을 날리고 실패를 하면 급여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경고가 날라 오고, 급여를 줄임으로써 회사가 바라는 효과는 악바리가 받쳐서 일을 더 열심히 일해서 성과로써 증명하라는 것이다.


사람이 회사가 의도하는 대로 돌아갔다면 그게 사람인지 로봇 인지도 잘 모르겠다만, 이는 마치 학창 시절 시험을 못 봤다고 야단을 치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것이라는 착각과도 같은 것이다. 실수와 실패에 대한 처벌은 양날의 검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의도한 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의도의 검날보다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역의 검날이 더 날카롭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상황에서는 완벽을 외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본인도 완벽하게 하지는 못한다. 제자보다 실력이 좋은 것은 조금 더 완벽에 '가깝다'는 이야기지 완벽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에는 완벽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런 입장일수록 실수와 실패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인도하며 실수가 줄어들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전 03화 '환경', 부잣집 고양이와 길고양이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꿈, 너에게 닿기를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