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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시청자 Jun 29. 2019

여름방학엔 역시 드라마 정주행

MBC 드라마, 여름, 로맨스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종강이 왔고, 꿈에 그리던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학교만 안 가면 온갖 곳을 쏘다녀야지’라고 마음먹었던 것과 현실은 크게 달랐다. 그렇다. 시험을 보느라 잠시 대한민국의 여름을 잊은 것이다. 집 밖으로 발을 내미는 순간 태울 듯 내리쬐는 햇볕, 불쾌지수 상승하는 끈적끈적한 습기, 조금만 움직여도 땀나기 일쑤요, 화장이 지워지고 벌레가 꼬이는 건 덤이다. ‘내가 바란 여름의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 즈음, 한 드라마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바로 언젠가 여름이 사라진다면 (봄이나 가을이라면 모를까 그럴 일 없겠지만) 이게 여름이라고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여름 특유의 초록 초록함과 청춘, 그리고 여름밤의 싱그러움과 달달한 로맨스는 퍽 잘 어울린다. 한국 여름은 날이 갈수록 더 더워지고 끔찍(?)해지는데, 보정+미화된 여름이랄까? 아아, 고통스럽지 않으면서 여름을 즐길 방법을 찾은듯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여름 향기 짙게 풍기는 드라마를 정주행 하는 것! 이보다 완벽한 계획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시간적 배경은 여름, 대리 만족할 수 있는 로맨스가 있는 드라마 중 3편을 뽑아 추천하고자 한다. (참고로 <커피프린스 1호점>은 0순위이다)




1. 힐링하는 드라마 <운빨 로맨스> - 로맨스 함유량 80%

2016년에 방송한 드라마 <운빨 로맨스>는 운명을 믿고, 미신을 맹신하는 심보늬(황정음)와 수학과 과학에 빠져 사는 공대 출신 게임회사 CEO 제수호(류준열)가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보늬가 처음부터 미신에 집착한 것은 아니었다. 교통사고로 동생이 죽을 만큼 크게 다친 것이 발단이었다. 이때 우연히 만나게 된 용한 도사님의 말이 전개쯤이려나. 도사님이 하라는 대로 했더니 수술 중 심정지로 죽었던 동생이 살아났다. (식물인간이 되긴 했지만) 그 뒤로 보늬는 자신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불행해진다는 도사님 말을 믿고, 미신을 맹신하며 스스로 격리 조치 취한다. 그렇게 2년 가까이 살던 보늬는 수호를 만나게 되고 이름 값하는 수호가 보늬를 보호하기 시작한다. 보호하다 보니, 썸도 좀 타 주고, 데이트도 하고, 연애도…? (흐뭇) 미신과 과거에 얽매어있던 두 사람이 점점 그 틀을 깨고 나오는 과정을 엄빠 미소 지으며 지켜보게 되는 드라마이다. 화나게 만드는 악역도 없고, 잔잔하면서 유쾌한 또 뭉클함까지 선사하는 드라마이니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2. 설렘 유발 드라마 <미치겠다, 너땜에!> - 로맨스 함유량 100%

2018년 단막극 <미치겠다, 너땜에!>는 오랜 친구와 하룻밤을 보내고 고민에 빠진 화가 래완(김선호)과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통역사 은성(이유영)을 통해, 8년의 교감이 사랑으로 변하는 순간을 담아낸 드라마이다. 아마 끝나지 않을 논쟁일 것이다. ‘과연 남녀 사이에 친구가 있을까?’라는 질문은. 그리고 논쟁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이 말 역시 등장한다. 술과 밤이 있는 한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없다고. 이 드라마 역시 시작은 술과 밤이었다. 만취한 은성과 어쩌다 보니 하룻밤을 보내게 된… 아니, 그보다 더 전에 이미 은성에게 반했던 과거의 래완이 존재한다. 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친구가 됐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친구로서 꽤 잘 지내왔으니 말이다. ‘그 밤’이 있기 전까지는. 미묘하게 달라진 두 사람의 관계와 분위기가 눈길을 끌게 만든다. 2부작 단막극답게 로맨스에 한껏 치중되어 있다. 드라마가 길어서 정주행 하기 엄두가 안 나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두 시간이면 영화 한 편이나 다를 바 없으니까.


3. 눈물 가득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 - 로맨스 함유량 50%

2018년에 방영한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 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길낙원(진기주)은 부모님을 잃었고, 윤나무(장기용)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평생 죄인이 되어버렸다. 낙원의 부모를 죽인 자가 바로 나무의 아버지였기 때문. 사이코패스인 윤희재(윤나무 아버지) 덕에 드라마 장르는 스릴러가 된다. (그래서 로맨스 함유량이 적은 편) 열여섯 살 꼬마였던 두 아이는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나을 수 없는 상처가 생기고 만다. 결국 세월이 12년이나 흘러도, 더 이상 윤나무가 아닌 채도진으로 길낙원이 아닌 한재이로 살고 있음에도,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몸만 커 버린 두 사람이 진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지켜보다 보면 절로 눈물이 흐른다. 드라마를 보며 한껏 울고 나면 어쩐지 속이 시원해질 때가 있다.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해야 하나, 감정이 다 배출되는 기분이랄까. 어떤 이유든지 펑펑 울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다만 주의사항은 망치가 무서워질 수 있다는 것과 다음 날 약속 잡지 않기, 휴지 준비해두기!




초여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부터 한여름을 품은 드라마까지, 또 잔잔한 힐링극부터 쪼는 맛이 있는 스릴러까지 다양하게 추천해보았다. 여름에 촬영하여 배우와 제작진 분들은 고생 꽤나 했겠지만, 보는 우리는 마냥 싱그럽기만 하다. (웃음) 이 글이 심심한 여름방학을 맞이한, 혹은 여름을 대리 만족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세 작품, 아니 <커피프린스 1호점>까지 네 작품 모두 잘 만들어진 드라마이니 안심하고 취향껏 선택하시길!


그럼 모두들 이번 여름도 드라마와 함께 무사히 버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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