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의 잘못된 길

by 프랩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다 - 어릴 때부터 미국 영화와 드라마를 봐서인지, 아니면 KIS 영어 캠프를 다녀와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6학년이 되면서 나는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남들이 규정하는 ‘나쁜 학생’이 아니었다. 조용했고, 학구적이었으며, 과학을 좋아했다. 그것이 내가 살아온 삶이었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었다.


그런데, 그 길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유학을 가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해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관점을 배우며,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었다. 5학년 때부터 싹튼 이 갈망은 중학교에 들어서면서 점점 더 강렬해졌고, 그만큼 현실은 점점 숨 막혀 왔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현실이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다. 또한, 내가 꿈꾸던 삶에는 스스로 만들어낸 유토피아적 요소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나의 꿈은 계속 커져만 갔고, 현실은 더욱 삭막하게만 보였다. 그 당시 우리 집의 형편은 유학을 보내기에는 충분하지 않았고, 결국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혼자서 홈스쿨링을 하며 미국 대학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문제는 꿈과 현실은 서로 대립한다는 것이었다. 사회적 통념을 따를지 아니면 꿈을 따를지 갈림길이 나에게 주워졌다.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나는 내 꿈을 좇아도 사회적 관념이 나를 따라올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홈스쿨을 하겠다고 말한 순간, 집 안의 공기는 달라졌다. 엄마는 정말 원한다면 스스로 선생님께 말씀드리라고 했다. 나는 다음 날 바로 그렇게 했다. 소식을 전한지 이틀째 되는 날, 위클래스 선생님과 면담을 했다. 나는 내 꿈을 이야기했고, 선생님은 조용히 경청하는 듯했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 금요일.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학교생활을 마무리하는 날이었다. 나는 조용히 떠났다. 시끄러웠던 며칠의 끝이었다.


학교를 떠난 차 안은 매우 고요했다. 며칠간의 소란이 무색할 정도로, 마치 모든 것이 멈춘 듯했다. 차창 너머로는 눈부신 햇빛만이 조용히 감돌고 있었다. 이것이 나의 5년간의 홈스쿨의 시작이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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