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맵부심 너머,

전 세계를 휩쓴 '불맛 전쟁'

by Miracle Park


# '매운맛'에 대한 글로벌 심리 분석


K 맵부심이 한때 맛의 기준을 정하던 시대가 있었다. 어느 골목이 진짜 성지인지 누가 더 많은 집을 꿰고 있는지가 신뢰의 척도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세계의 식탁 위에서는 다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불맛 전쟁이다.


직화의 한 번에 스며드는 연기와 탄화의 가장자리가 혀와 후각과 기억을 동시에 자극한다. 한 점이 입 안에서 튀어 오르는 순간 사람은 기분 좋은 착시를 경험한다. 더 강하고 더 생생한 것을 맛보았다는 감각이다. 이 감각이 국경을 넘어 확산하고 있다.

불맛의 힘은 생존의 본능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불로 음식을 익히며 안전과 풍미를 동시에 확보했다. 불이 남긴 그을음의 향은 위험의 잔향이지만 동시에 안전의 증거이기도 했다. 그래서 불맛은 모순적 쾌감으로 기억된다. 겁나는데 끌리고 뜨거운데 안심된다.


그 감정이 지금의 도시에서 다시 깨어난다. 과도한 정보와 온건한 맛의 범람 속에서 사람들은 확실한 결을 찾는다. 불맛은 그 결을 선명하게 그려 준다. 감각을 흔들고 마음을 잠깐이라도 멈추게 만든다.

K 푸드가 이 전쟁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과 리듬 때문이다. 한국의 불은 대개 순간의 폭발로 맛을 결정한다. 센 불에서 재빨리 흔들고 닿게 하고 떼어내는 동작의 리듬이 맛을 만든다. 불과 재료가 오래 들러붙기 전에 향과 즙을 봉인한다. 양념은 달고 짠 선을 명확히 긋고 뒤로는 고추와 마늘의 여운을 밀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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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전문작가. 현지 취재ㆍ르포ㆍ출간ㆍ강연으로 실크로드의 땅, 중앙아시아의 신비를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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