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 프란시스코 페레
꿈속에서 소녀는 갈매기가 되어 날아오릅니다. 멀리멀리 아주 멀리 날아 바다 한가운데로 날아오릅니다. 그리고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를 보며 소리를 질러봅니다.
"바다야~ 내가 왔어... 잘 있었니?"
갈매기의 외침에 답을 하듯 파도는 높이 더 높이 올라 부서지듯 하이얀 거품을 일으키며 우렁차게 바위를 내리칩니다. 그 모습을 보며 갈매기는 바닷속으로 몸을 내던집니다. 시원한 바닷물이 온몸을 적셔줍니다. 갈매기는 깊은 바닷속에서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채어 입에 물고는 수면을 뚫고 하늘로 다시 솟구쳐 오릅니다. 높이 날아오른 갈매기는 자유롭습니다. 수면 위에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비행을 하며 빙글빙글 돌아봅니다. 마치 미뉴에트에 맞춰 춤을 추듯 자유롭게 더 자유롭게...
소녀는 꿈에서 갈매기가 되었습니다.
"어? 왜 날 수가 없지?"
성 안에 갇힌 갈매기는 바다를 등진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멀리멀리 날아 자유롭게 비행하고 싶었지만 온 몸이 굳어진 듯 우두커니 앉아있는 갈매기는 슬픈 눈을 하고 있었습니다.
"갈매기야, 왜 날지 않니?"
소녀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날아오르려 해도 날개가 펼쳐지지 않았습니다. 눈도 깜박이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 갈매기는 의자 위에 굳어져 하염없이 벽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자유롭게 비행을 하던 갈매기는 더 이상 날아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바다도, 등지고 선 의자에 가려져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굳어지고 굳어져 들려오는 바닷소리만 가슴 가득 담은 채 그대로 멈춰버렸습니다.
꿈속에서 소녀는 갈매기가 되었습니다. 갈매기는 구름 위를 뚫고 끝없이 높이 하늘 위로 날아올랐습니다. 끝없이 끝없이 날아오르다 무서운 속도로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갈매기가 좋아하는 높은 파도와 파란 바다가 보였습니다. 갈매기는 바다를 향해 질주하듯 내려와 바닷물 깊숙이 몸을 던졌습니다. 시원한 물줄기가 온몸을 휘감으니 짜릿한 쾌감이 전해져 왔습니다. 숨이 막힐 듯, 멈출듯할 때까지 깊이깊이 내려가다 하늘 위로 솟구치니 '후~우~' 깊은숨이 밖으로 튀어나오며 속이 뻥~ 뚫리는 듯했습니다. 갈매기는 바다 위를 빙글 빌 글 돌며 기쁨의 왈츠를 추었습니다.
꽃으로도 아이를(사람을) 때리지 말라!
- 프란시스코 페레
5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다양한 글을 각각의 색으로 소개합니다. 주제는 그림책을 매개로 하여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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