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2_구름의 그림자가 땅 위를 가로지르며

위를 바라보는 표정에 대하여

by Project Space Kosmos

전시 〈구름의 그림자가 땅 위를 가로지르며,〉 는 하늘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시원하게 조작한다.
이 전시는 코스모스라는 건물의 구조—높은 천장, 굴곡진 벽면, 그리고 옥상으로 이어지는 좁은 계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관람자의 시선의 방향을 끊임없이 위로 끌어올린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게 된다.
그 단순한 행위 하나가 공간의 밀도를 바꾸고, 보는 행위에 감각적인 전환을 일으킨다.


시선을 위로 두는 순간, 관람자는 단지 시각적으로만 전시를 경험하지 않는다. 빛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구조 속에서, 조명에 달궈진 철재 냄새, 먼지의 냄새, 공기의 뜨거운 흐름이 함께 감각된다. 이 복합적인 감각의 층이 바로 전시가 만들어내는 공감각적 장치다. 작품이 하늘을 묘사하지 않더라도, 관람자의 신체가 하늘을 ‘경험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순간, 전시는 이미 제 기능을 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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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내려오면, 전시는 다시 지면의 감각으로 돌아온다.
이 지점에서 **〈구름의 그림자가 땅 위를 가로지르며,〉**는 ‘하늘로 솟고자 하는 욕망’을 생활의 언어로 번역한다.
전시장 안에는 관람객을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만드는 장치들이 곳곳에 놓여 있다.
당구대, 훌라우프, 사다리, 철제 프레임 같은 물건들이 그것이다.
이 물건들은 기능적으로는 단순한 구조물이지만, 그 배치가 절묘하다.
관람자는 그것들을 피해 걷거나 건너며 전시를 경험하고,
어떤 순간엔 몸을 기울이거나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위로 향하는 시선’은 더 이상 숭고하거나 추상적인 행위가 아니라,
익숙한 물건들과 함께 작동하는 일상의 몸짓으로 전환된다.

이 전시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여기 있다.
‘위’라는 거대함, 선망의 에너지를 유쾌하게 바꾸는 방식이다.
하늘로 향한 시선은 더 이상 초월을 꿈꾸는 시도가 아니라,
바닥 위의 사소한 물건들과 함께 작동하는 놀이로 바뀐다.
그 순간 관람자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존재’가 아니라,
그 하늘의 일부를 직접 조작하고 움직이는 주체가 된다.
이 유쾌한 전환은 공간 전체를 밝히며,
〈구름의 그림자가 땅 위를 가로지르며,〉가 말하고자 하는
‘하늘과 인간, 거대함과 일상성의 공존’을 가장 명확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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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그림자가 땅 위를 가로지르며,〉는 제목처럼 하늘과 땅 사이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전시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의 구름을 재현하거나 묘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늘을 바라보는 행위 자체를 조작함으로써, 하늘이라는 개념이 인간의 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드러낸다. 시선의 각도, 목의 긴장, 호흡의 속도, 냄새와 온도—이 모든 것이 하나의 풍경을 구성한다. 그렇게 이 전시는 하늘을 향한 욕망을 재현하는 대신, 그 욕망을 몸의 각도와 감각의 층으로 환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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