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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isy Mar 30. 2021

엄마의말 한마디에직업을 잃었습니다.

알바는 직업이 아닌가요?

“얼른 창업을 해야 할 텐데...”

“쟤도 시집을 가야지 무슨 창업이야!!!”

“직업도 없이 저렇게 백수로 놀고 있는데 어떻게 결혼을 해”


방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거실에서 이야기하는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이미 결혼 적령기를 넘긴 6년 차 솔로이다. 결혼을 못할까 봐 걱정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이 이해도 되지만 결혼이 인생의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난 부모님의 생각에 맞서는 것이 때론 힘들다. 그렇다고 완벽한 비혼주의자도 아니다. 좋은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은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일이지만 나이를 먹고 자연스럽게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뿐이다. 그런 나를 두고 동생의 결혼 이야기가 나올 때면 불똥은 항상 나에게 튀긴다. 


창업, 결혼에 대해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엄마가 나를 백수라고 하는 말에 머리가 하얘졌다. 처음부터 회사를 관두고 바리스타, 파티시에를 시작한다 했을 때 아빠는 반대했다. 회사는 안 들어가고 카페에서 일하겠다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나중에 창업하고 싶다는 이야기에도 커피를 팔아서 얼마를 번다고 그걸 하냐고 회사 들어가서 꼬박꼬박 월급 받는 것이 낫다고 반대했다. 그에 반해 엄마는 하고 싶은 일 하라며 내가 열심히 배우러 다닐 때도 카페에서 일할 때도 반대하는 기색은 없었다. 내가 만들어온 케이크를 보고 좋아해 주셨고 아빠가 핀잔을 줄 때에도 엄마는 예쁘다, 맛있다 칭찬해주었다. 그랬던 엄마의 말이었기에 좀 더 충격을 받은 것 같다. 프리터족으로 일을 하면서 한 번도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직원으로 일할 때도 파트타이머일 때도 나는 늘 직업의식을 가지고 일했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일하는 6년 동안 직업이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프리터족으로 살면서 부끄러웠던 적도 떳떳하지 않은 적도 없었다. 최선을 다해 일 한 6년의 시간이었다. 아주 가끔은 ‘회사를 들어갔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은 해봤지만 이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는 않았기에 나에게 자산이 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무리 그러한들 엄마의 한마디에 나는 직업을 잃었다. 6년을 프리터족으로 살아왔지만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다. 엄마에겐 아르바이트는 직업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내가 지금 산재 기간(일하다 다쳐서 치료받는 기간)으로 병원 치료 다니고 있는 중에 직장을 잃어서 그렇게 말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엄마의 말이 아니고서도 주변에서도 나의 선택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그래, 얼마 못 벌어도 아르바이트가 스트레스 안 받는고 좋지” “창업은 언제 할 거야?” “계속 이 일 할 거야?” “이제 다른 일 구해야 되지 않아?” “너 이런 일 해도 잘 맞을 것 같은데 소개해줄까?” 등등 많은 아르바이트를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 편견과 선입견과 싸워야 했다. 한국에서 프리터족으로 인정받기란 이렇게 힘이 든 것이었구나 새삼 깨닫는다. 


2년 전 쌈디가 "알바는 능력이야 알바를 리스펙"이라고 외쳤던 알바몬의 TV광고가 생각난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무직이라고 선택하고 엄마는 알바가 직업이냐고 따져 묻는다. 그러자 쌈디는 왜 알바가 직업이 아니냐고 되묻는다. 아르바이트도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다양한 알바들의 능력을 보여준다. 그때부터였을까. 젊은 2030 세대에서는 알바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알바몬이 잡코리아와 함께 2030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7.5%가 아르바이트를 직업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도 엄연한 노동자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1위로 이어서 알바로 생계유지가 가능하다, 알바도 이제 전문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이유가 순서대로 뽑혔다. 그럼에도 알바가 직업이라는 사회적 인식은 한참 부족하다. 


주변에 말에 흔들리지 않고 프리터족의 삶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을까


1. 스스로 당당해지자 

위에 글을 쓴 것처럼 많은 선입견과 편견과 싸워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무시를 당할 수도 있고 계속되는 참견에 스스로도 흔들릴 수도 있다.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많은 힘이 되겠지만 누군가 나를 믿어주는 것보다 내가 나를 믿어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아무도 나의 일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 힘들지만 내가 나를 믿어주고 인정해 준다면 흔들릴 이유가 없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나를 지지해준다는 일은 생각보다 멋진 일이다.


2.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나의 소명을 찾아보자.

우리가 살면서 가장 하지 말하야할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비교라는 사실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비교가 득이 될 리가 없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가까운 사람, 상황, 처지 등 끊임없이 비교를 하게 된다.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는 괴로울 수밖에 없고 비교는 나를 잔잔하게 또 크게 흔들기도 한다. 그럴 때 내가 이 일을 통해 궁긍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목표와 소명은 다르다. 프러터족으로 살며 창업을 하겠다는 것이 목표면 나의 일을 통해 맛있는 디저트와 커피를 제공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에서의 행복을 찾아 주고 싶은 마음이 소명이다. 난 창업 후 선물 같은 디저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서로가 서로를 축하/축복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소명이 있다. 소명은 내 마음을 끝까지 잡아주는 힘이 된다.


3. 전문 능력 

마지막으로 전문가로서 실력을 쌓는 것이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면 기본적인 청소 외에도 공부할 것이 많다. 원두 분쇄도와 추출양에 따른 맛의 변화, 원두 종류에 따른 맛의 특징, 우유 스티밍 등 조금씩 궁금한 것을 배우고 해결하다 보면 전문가로서의 실력을 쌓아갈 수 있을 것이다. 화장품 판매 매장에서 일한다고 하면 화장품의 성분, 피부 타입에 따른 선호도 등 스스로 전문가의 스킬 향상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전문가로서의 능력이 상승된다면 사장님 역시 아르바이트생을 더 이상 쉽게 생각하지 못할 것이고 본인 스스로도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얻게 될 것이다.  


프리터족이 직업이 되기까지 아직 인식이 부족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 인정받는 프리터족을 만들 거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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