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적령기의 여자

이 말 삼초

by 연필


결혼적령기란 몇 살일까.


신체 나이와 준비에 따라 달라겠지만, 보통은 20 후반~30 초반으로 정의한다. 최근에는 사회화가 늦어지면서 30중 후반까지 늘어났다. 그런 것과 별개로 여자의 몸은 그대로다.


30대 초반의 나는 그래도 여유가 있었다. 요즘은 40살에도 애를 낳으니까. 나이에 맞춰서 아무나 만날 순 없지.


그 시기에 만났던 남자는 외모도 학력도 직업도 내가 원하는 조건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나를 충만히 사랑해 줄 사람에 끌려왔다. 그게 화근이었지. 사랑만으로 안 되는 게 현실인데. 내 뇌는 아직도 스무 살에 멈춰있다 멍청하게도.


처음 만나자마자 이상형이라며, 코트 덮어주고 물티슈 주고. 아 여자가 이렇게 쉬운 건가 내가 쉬운 건가. 반대 방향인데도 날 데려다주겠대. 정말 싫었다면 거절했겠지. 나의 조건은 매일 만나야 된다는 거였고 그는 정말 매일 만나러 왔다. 이게 쉬운 조건인 것 같지만 절대 아무도 해줄 수 없는 것이었다. 2번째 만남에 잠자리를 했고, 아 속궁합이 이런 건가 알았다.


연애 3개월 차까지는 모텔에서 매일 만나다가, 그 돈이 아까워서 월세방을 구해서 지내던 6개월 동안은 매일 맛있는 걸 먹고 함께 했었는데.


연애 5개월 차에 상견례를 한 뒤에, 쓰리룸 빌라를 구했다. 그러 고난뒤, 본인 집에 있는 컴퓨터를 가지고 왔거, 게임을 하루 6시간씩 했다.


우린 동거 중 청약에 당첨되어 3년 뒤 입주를 앞두었다. 하지만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남편은 도박을 했다. 처음에는 하루에 백만 원씩 따더니, 사이트에서 졸업을 시키더라. 너무 많이 딴다고. 나도 이런 걸 알고 싶지 않았다. 그 뒤로 다른 사이트에 가입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금액을 잃었다. 빚은 천만 원이 되었고, 그것을 메꾸기 위해 또 도박을 했다. 빚이 8천이 되고서야 그는 멈췄다. 우리는 술을 먹고 싸움이 잦아졌고, 양가 부모님이 다녀가셨다.


나는 결혼 전 3년 동안 친목모임의 모임장이었다. 회사 취직으로 타지에 이사를 와서 모임을 하게 되었다. 그도 모임에서 만났고, 결혼식 때 하객으로 초대하기 위해서 모임을 유지했다. 그를 같이 데려가려 했지만, 누구의 남자 친구로 참석하는 게 싫다고 했다. 나는 나의 일정, 만나는 사람, 장소를 모두 공유했다. 하지만 그는 여자가 없다고, 적다고, 성비가 동일하다고 나를 비난했다. 모임에서 만나서 그런 특성을 이해할 줄 알았는데. 알아서 더 걱정하고 비난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어렸을 적부터 혼나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였다. 부모님 몰래 독서실에서 만화책을 읽었다. 부모님과 담임 선생님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집에만 고양이처럼 있길 바랐다. 나는 내 옆에만 있어주고 구속하길 바라면서, 날 자유롭게 두길 원했다. 나 자신을 생각할 때 참 스스로 이기적이었다.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안 하는 것이 사랑이라던데. 난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나이가 차서 나에게 결혼하자는 사람과 결혼했다. 나의 첫 번째 결혼생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