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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Sep 28. 2024

요리를 통해 배운 글쓰기

최근 친구의 추천으로 ‘흑백요리사’를 보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흑수저 셰프 80명과 백수저 셰프 20명이 대결을 펼치는 요리 서바이벌이다. 흑수저 셰프들은 무명 출연자로서 실력을 증명할 기회를 얻고자 하고, 반면 백수저 셰프들은 이미 미슐랭 스타와 같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현재 4화를 보고 있는데, 백수저 셰프가 연속 3번의 승리를 거두었다.

그들의 한식 요리 대결을 보며 나도 글을 쓰고 싶어졌다. 요리 구력이 오래된 고수들이 평범한 식재료를 진기명기처럼 재해석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하게 된다. 요리에서 흔한 재료들이 셰프의 손을 거치며 전혀 새로운 요리가 되는 과정은 마치 글쓰기가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작업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누구나 같은 24시간을 살아가지만, 글쓰기는 그 평범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정이다. 그동안 쌓인 경험은 요리사에게 자신감을 주고, 그를 장인으로 만든다. 아는 재료를 낯설게 만드는 것이 요리사처럼 글쓰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비법이 아닐까.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다가 새로운 글을 쓰면, 스스로가 더 좋아지고 무언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을 받는다. 내 글이 조금 더 반짝이고, 흔한 말도 새롭게 다가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요리와 글쓰기는 참 닮았다. 나 역시 요리를 한다. 가끔은 식재료를 기준으로, 대개는 메뉴를 정하고 재료를 산다. 집밥을 준비하는 과정처럼, 요리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요리를 할수록 다음 요리를 더 하고 싶어진다.

글쓰기는 요리와 달리 배고픔이나 식사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하지만, 글도 쓰다 보면 쓸 말이 늘어난다. 아직은 내가 다루고 싶은 주제를 조리해 나만 배불리 먹는 글이지만, 많이 쓰다 보면 달라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흑백요리사’를 보며 단순한 조리 이상의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은 예술이었다. 그들은 재료를 존중하고, 자신의 경험을 존중하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음식을 맛볼 사람까지 생각하며, 마지막까지 정성스럽게 다듬는다.

나도 내 경험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져 그들의 이야기가 될 때까지, 나는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내 글도 언젠가 장인의 손길처럼 다듬어져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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