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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의 대화(임산부)

새로운 생명을 위한 희생

by 피티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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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송파에 있는 병원에서 5년 정도 근무했었습니다.

그때 운 좋게도 많은 임산부들을 치료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현재 임신 중인 분들도 있었지만, 출산을 준비하는 분들,

출산 후 치료를 위해 내원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지금 연재는 직업병과 관련된 내용들을 다루고 있지만

저는 임산부도 하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병이 어떠한 조건 원인이 되어 걸리는 질병이기에,

그것처럼 특정 조건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증상들이

임신을 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임신 전, 중, 후로 나누어

각 시기별 증상 및 주의사항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임신 전

"보통 출산을 준비하는 경우라면 체력건강관리미리 해두시는 게 좋아요.

임신을 하면 체력이 상당히 약해지게 됩니다. 내 몸무게보다 더 많은 무게

하루 종일 지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입덧이 생깁니다. 입덧이 심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거의 누워만 있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도 체력이 약해지게 됩니다."


"해결법은 아무 운동이나 좋아하는 것을 골라서 꾸준히 해주세요.

유산소 운동근력 운동병행해 주시면 조금 더 완성된 몸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유산소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이 도움이 되고, 근력운동은 맨손운동 위주로 진행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한, 식습관미리 바꿔주시면 좋습니다. 나에게 맞는 적당한 양의 식사를 비슷한 시간에 드세요.

예를 들면 본인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양의 식사를 아침은 7시쯤, 점심은 1시쯤, 저녁은 8시쯤 드세요.

시간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비슷한 시간즈음에 드시면 좋습니다.

자극적인 음식은 웬만하면 안 드시는 게 좋지만, 혹시 드신다면 연달아 먹지는 마세요."


임신 중

"임신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겪게 되는 것이 호르몬의 변화입니다.

쉽게 말해 몸의 상태가 많이 불안정해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임신 초기에는 운동을 하거나 치료를 받는 것보다는 안정을 취해주세요.

안정기가 지나면 가벼운 걷기호흡 운동을 해주세요.

호흡 운동을 미리 해두시면 출산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목과 허리에 근육통이 많이 생기는데, 이때는 남편분이 가벼운 마사지를 해주시면 좋습니다.

앉거나 옆으로 누워서 마사지를 받으세요.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되고, 몸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다리가 자주 저리게 되는데, 이때는 똑바로 누워서 종아리를 많이 마사지해 주세요.

발가락과 발목을 움직이는 운동도 혈액순환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밤에 쥐가 자주 나기 때문에 평소에 걷는 운동도 약한 강도로 자주 해주세요."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임산부들이 입덧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십니다. 입덧은 방법이 없습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드세요.

너무 힘드시면 수액을 맞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도수치료 방법 중에 명치 아래쪽의 왼쪽 복부를 가볍게 눌러주면 잠시나마

입덧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곳을 자주 눌러주세요."


임신 후

"출산은 몸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배부터 전신에 통증이 생기게 됩니다.

저는 출산 후 몸 상태가 교통사고 난 것과 똑같다고 말씀드려요. 그만큼 몸이 받는 부담이 큽니다.

출산 후 1년 동안은 안정과 회복에 힘써주세요. 잘 먹고 잘 자는 게 가장 좋습니다.

도수치료는 출산 후 빠르면 6개월, 길면 1년이 지났을 때 오셔서 치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운동이 하고 싶으시면 약한 강도로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출산 후 보통 전신에 통증이 생기는데, 특히 목과 허리에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임신 중에 겪었던 목과 허리의 통증, 다리의 부종이 보통 출산 후 심해지게 됩니다.

이때는 집에서 마사지를 해주셔도 좋지만 웬만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걸 추천합니다.

지금은 딱히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대로 방치하며 나중에 아이가 초등학생, 중학생이 되었을 때

디스크 질환이 발생하거나 관절에 통증이 생기게 됩니다. 미리 치료받는 걸 추천드립니다."


"출산 후 많이 겪는 증상 중 또 다른 하나가 손목과 손가락의 통증입니다.

임신 중에 몸을 가눌 때 손목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출산 후 신생아를 돌볼 때 또 무리가 갑니다.

손가락은 손목과 짝꿍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손목에 부담이 가면 자연스럽게 손가락에도 부담이 가게 됩니다."


"손과 손목에 부담을 줄이려면 을 쓸 땐 팔꿈치를 옆구리에 붙인 상태로 힘을 써보세요. 손이 받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집에 파라핀 치료기가 있다면 자주 사용해 주세요. 파라핀 치료는 번거롭지만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습니다. 파라핀 치료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남편분이 집에 계실 때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손가락과 손목의 운동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죔죔’을 자주 해주세요. 손의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줍니다. 손목이랑 손가락이 같이 운동되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운동입니다."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에 겪는 통증과 어려움은 지금 설명드린 내용보다 훨씬 많습니다.

가정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출산 후 초기에는 아이를 돌보는 시간 외에는 웬만하면 움직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은 최대한 많은 도움을 받으세요.


도움 받을 수 없다면 육아나 집안일을 할 때 몸을 천천히 움직여주세요. 동작은 천천히 하면 몸이 받는 부담이 조금이나마 줄어듭니다. 직접 움직일 때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게 최선입니다.


마지막으로, 임신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스트레스와 기분 변화입니다.

나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변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세요. 이유는 묻지 말아 주세요. 본인도 이유를 모릅니다.


저는 임신이라는 것은 하나의 생명이 창조되는 고귀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는 기쁨과 행복이 있지만, 엄청난 희생과 고통, 역경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힘든 싸움을 하는 임산부들을 위해 주변에 임산부가 보인다면 도움의 손길을 많이 건네주세요.

임산부들은 겉으로 봤을 땐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많이 힘들고, 아파하고, 지쳐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임신을 준비하는 분들과 임산부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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