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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행
by 김지영 Aug 08. 2017

출판 편집자의 일

교정/교열 그리고 편집

최근 몇 년 동안 내가 출판 편집인으로 했던 일은 주로 도서 기획을 하고 저/역자를 섭외하는 일, 그리고 페이스북에 도서 홍보를 하거나 우리 도서를 어떻게 조금 더 홍보할 수 있을지 방법을 고민하는 일이었다. 


사실 출판사마다 편집자가 하는 일이 다르겠으나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나는 교정/교열 그리고 내지 디자인을 배웠었다(물론 가장 처음에는 교정지를 복사하는 것부터 했지만...). 처음부터 기획력이 생길 수는 없고 또 편집자라면 교정/교열, 내지 디자인, 표지 디자인, 홍보 등등 두루두루 알아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것들을 어느 정도 배웠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출판 편집자'라고 부르지 않고 '출판 기획자'라고 부르고 있는데 왜냐하면 아까 말한 교정/교열과 내지 디자인 그리고 표지 디자인 등을 거의 전담하는 직원이 있었거나 혹은 외주(프리랜서) 작업을 의뢰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사실 교정/교열 담당자나 내지 디자이너를 편집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하여 어쩌다가 너무 바쁠 때 한두 권 정도 도와준 것 외에는 나는 거의 4~5년 동안 기획과 마케팅 일을 하고 있었다.


올해 들어오면서 내외부 업무 담당자들의 변화도 있었고, 또 리모트로 업무를 처리하게 되면서 내지와 표지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담당하게 되었고, 그렇게 출간된 도서가 2권(한 권은 현재 예약 판매 중)이다.


저서의 경우는 저자가 서브를 확실히 구분해줘야 하고 화면 캡처를 한다거나 그림을 대략적(손그림으로 그려 주거나 원본을 인터넷에서 구해 주면, 디자이너에게 의뢰하여 재도 안을 하는 경우도 있다.)으로 그려 준다거나 하는 저자 입장에서의 번거로움이 있다. 그렇지만 원고의 내용을 저자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하기 때문에 문장이 조금 어색하다거나 이해하기 힘들 때 편집자가 임의로 교정/교열을 보기 어렵고 저자에게 항상 문의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특히 여러 명이 작업한 경우는 집필 초반에 용어나 어투를 통일하지 않으면 중간에 많은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역서의 경우는 도서 내부의 디자인이나 그림(보통 해당 출판사에서 제공해준다) 등을 원서에 맞추어 작업하기 때문에 사실 역자가 쭉 번역을 해서 주면 그대로 원서와 대조를 하며 작업을 하면 된다.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도 조금 애매하거나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은 원서를 보고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교정/교열이 편하기도 하다. 물론 편집자가 원서 대조를 조금 더 꼼꼼히 해야 한다. 코드의 경우도 해당 출판사에서 제공을 해주기 때문에 역자가 검증을 마쳤다면 제공해준 코드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 된다. 사실 저서의 경우는 변환 과정에서 indent가 안 맞아 일일이 작업해야 하는 일이 많다. 여기서 indent는 탭이냐 스페이스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스페이스로 작업을 하면 탭으로 작업한 경우보다 깨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번에 내가 맡았던 도서 중에 하나는 저서로 "모던 자바 웹 UI 바딘 프레임워크"였다. 이 도서는 워낙 저자분이 잘 작업을 해서 주셨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다. 단지 우리나라에 첫 바딘 프레임워크 서적이다 보니 바딘쪽의 담당자와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편집과 동시에 meetup을 준비하는 과정이 추가되었다. 작업을 하다 보니 저자도 나도 도서에 대한 욕심이 생겨서 예상보다 여러 번 교정을 보긴 했으나, 작업 자체는 어려움 없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다만 이쪽 기술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이 1도 없어(물론 다른 기술도 아는 것은 없으나 주워들은 이야기는 많아서...) 교정을 볼 때 내용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최대한 신중하게 작업을 진행했다.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올해 표지 디자이너도 바뀌어서 새로운 표지 디자이너와 우리 회사의 색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표지 디자인을 결정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바딘 도서의 경우 바딘 프레임워크의 로고와 색상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앞으로 기술 서적(전체는 아니지만)에서 이런 방식을 활용할 생각이다. 


두 번째로 맡았던 도서는 역서로 "러닝 아카: 더 비기닝"이다. 이 도서는 현재 예약판매 중이라서 아직 출간이 되지는 않았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역서의 경우는 원서에 맞추어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원서 대조 작업 외에는 특별히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그런데... 이 도서는 달랐다. 두둥~ 번역 작업 중 잘못된 코드가 많아 역자가 직접 코드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원서와 달라진 부분도 생기고, 또 번역 중에 도서 내용에서 업데이트된 부분들이 생겼으며, 다른 도서와 다르게 원서의 구성 자체가 통일성이 없어서 편집에서 바꿔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코드의 indent는 원서와 대조해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원서와 번역서의 내지 판형이 달라지면서 코드의 길이가 달라져 어쩔 수 없이 역자에게 새로 작성을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편집자뿐만 아니라 역저자도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오타는 어찌 볼 때마다 새롭게 생기는지... 틀림없이 지난 교정지에서는 아무리 봐도 안 보이던 오자가 다음 교정지에서는 보이고... 그렇게 여러 번 열심히 봤음에도 출간된 도서를 받아서 딱 펴보면 뙇 오자가 ㅠ.ㅠ


그렇게 올 상반기 전체를 내 손을 거친 도서가 2권 출간되었고, 기획과 마케팅만을 전담한 도서가 한 권, 그리고 현재 기획부터 모든 것을 전담한 도서가 한 권 오늘부터 예약 판매를 할 예정이다. 


도서를 출간한다는 것은 제품을 생산하는 개념보다는 시험을 보는 과정과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또 정리하고 그리고 마침내 시험을 보고 결과를 얻게 되는... 그 결과를 판매량으로 본다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는 것이 참 어렵다. 그렇지만 그 결과를 좋은 도서를 오류가 최대한 적게 만드는 목표로 본다면 그래도 꽤 나 자신이 자랑스러울 때가 있다. 그래서 오늘도 어쩌면 나는 원고를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견하지 못한 혹은 잘 모르고 넘어간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니,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너그럽게 이해해주고 피드백을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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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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