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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대체되는 일자리와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

by HRKIM

들어가며


AI는 경제·사회 전반에 확산되며 고용 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장재기 외, 2025). 인공지능은 생산성 향상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기존 직무의 대체 가능성을 높여 노동시장 불안을 증대시키고 있다(한지우 외, 2023). 국제통화기금(IMF, 2024)은 전 세계 일자리의 약 40%가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였고, 세계경제포럼(WEF, 2025)은 2030년까지 9,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1억 7,0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는 단순한 직무 재편을 넘어, 고용의 지형과 산업 구조 자체가 재구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글은 이러한 맥락에서 대체될 일자리와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의 특징을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산업 구조 변화를 논의하고자 한다.



1. AI 시대, 대체되는 일자리의 특징


2023년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3억 명분의 일자리가 자동화될 수 있으며, 미국경제 전체에서는 직무의 약 25%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특히, 기술발전으로 인한 자동화로 인한 실업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여 상쇄해 왔지만, 이번에도 반드시 그럴 보장은 할 수 없다라고 경고하였다(홍성민, 2024). 한국은행 2023년 보고서 ’AI와 노동시장 변화‘에 따르면 AI 특허 정보를 활용하여 AI 노출 지수를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 일자리 중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는 약 341만 개로 전체 일자리의 12%로 추정하였다(한지우 외, 2023). 또한 2025년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일자리 중 절반 이상(51%)이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며, 국내 일자리 중 27%는 AI에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큰 그룹에 속한다고 언급하였다(오삼일 외, 2025).


AI에 대체되는 일자리의 특징을 살펴보면 인지적 활동 중에서도 비창의적이고 비판단적인 업무가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된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서도 행정직(46%), 법률직(44%) 등 인지적 업무 비중이 높은 직종이 자동화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고 분석하였다(한요셉, 2023). AI는 경력초반의 일자리 또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경력 초반 근로자의 경우 일경험을 쌓으면서 커리어를 키우게 되는데 초반의 경우 상대적으로 정형적인 업무가 많기 때문에 경력 초반의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한요셉, 2023). 고숙련자가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이나 생성형 AI플랫폼을 사용하여 저숙련자나 외주 업체 맡겼던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청년 및 신규 구직자 등의 경력 초반 근로자가 숙련도와 경력을 발전시킬 직무 경험을 갖지 못하는 문제가 사회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김동규, 2024).


조직내에서 중간관리자 자리가 대체될 가능성도 높다. 중간관리자는 보고서 작성, 성과관리, 일정 조율 등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는데, 이러한 업무는 AI 기반 협업 툴과 분석 시스템으로 상당부분 대체되고 있다. 실제로 Microsoft는 2025년에만 세차레 감원을 실시하였는데 중간관리자도 감원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 인텔에서도 2024년 상반기 총 2만 2000명을 감원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팀 리더', '부서장'으로 불리던 중간관리직이었다. 이는 AI가 단순한 업무 대체를 넘어 조직 구조와 계층 자체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서유림, 2025).



2. AI시대,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의 특징


AI 시대, 인공지능 기술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직업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AI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한 직군, 인간 고유의 역량을 요구하는 직군, 창의적이고 여러 기능을 통합한 새로운 형태의 직군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데이터 과학자, 머신러닝 엔지니어, 로봇공학자와 같은 AI 기술 전문 직군은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정순기 외, 2024). 모바일·웹 개발자, 사이버 보안 전문가 등 디지털 기반 기술 직종 역시 유망하다. 동시에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법적 문제를 다루는 AI 윤리 전문가나 법률 전문가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다만 일부 보고서에서는 AI 기반 코딩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AI가 AI 기술 개발자 직군을 대체하는 현상을 동시에 언급하고 있어 해당 직군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둘째, 인간 고유의 역량이 중심이 되는 직군은 미래에도 안정적이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윤리적 판단, 전략적 기획, 복잡한 문제 해결, 결과 검토와 같은 고차원적 사고뿐 아니라 리더십, 공감,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은 인공지능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특히 책임 있는 의사결정, 설득과 소통 능력, 전문적 지식과 숙련된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는 여전히 인간의 역할이 필수적이다(김동규, 2024).


셋째, 창의성과 융합적 기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직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AI가 단순·반복적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근로자는 남는 시간과 에너지를 보다 창의적이고 고차원적인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창의성과 전문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직무가 확대될 뿐 아니라,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업무가 통합되며 새로운 형태의 직무가 탄생하고 있다. 예컨대 과거에는 데이터 분석과 소프트웨어 개발이 별개였으나, AI 엔지니어는 모델 설계와 개발을 통해 두 영역을 동시에 수행한다. 또한 데이터 분석도 추출, 정제, 분석 과정이 AI 도입으로 하나의 통합 업무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AI가 새로운 융합 직무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김동규, 2024).



3. 산업구조 변화와 고용 전망


AI는 기존 사회·경제 체제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과 직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면서 산업구조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다음에서는 대표적인 산업별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제조업에서는 AI 도입이 공정 최적화와 직무 대체라는 두 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AI는 기업 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공정을 효율화하고, 품질 검사, 불량 확인, 설비 예방정비 등에 활용되어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도입 비용과 전문 인력 확보의 제약으로 인해 대기업과의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도 있다(김수현 외, 2024).


정보통신업은 AI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AI 디지털 전환의 선두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 도입으로 고숙련 직무의 수요는 증가하겠지만, 단순·반복 업무 종사자의 일자리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신규 고숙련 인재 채용을 시도하고 있지만, 적합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고숙련 직무 인력 채용도 중요하지만, 기존 인력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과 AI 활용 역량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김수현 외, 2024).


금융업에서도 대출 심사, 이상 거래 탐지, 투자 추천,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도입되고 있다. 대기업은 생성형 AI 기반의 고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중견기업은 ROI가 높은 분야에 집중하며, 중소기업은 상용화된 솔루션에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도 제조업, 정보통신업과 동일하게 단순 사무보조나 고객 상담원 같은 직종은 감소하는 반면, AI 시스템 관리, 알고리즘 개발 등 고급 기술 직무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김수현 외, 2024).


이처럼 산업별로 AI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단순 직무를 감소시키고, 고숙련 인재 수요를 증대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은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을 제도적으로 지원하여 구성원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가며


AI는 고용 구조와 산업 체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행정·법률·중간관리자 등 반복적·규칙 기반 직무는 대체 위험이 큰 반면, 데이터 과학자·AI 윤리 전문가와 같은 기술 전문 직군, 그리고 리더십·공감·소통을 요구하는 인간 고유 역량 중심 직무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또한 AI가 단순 업무를 흡수함에 따라 창의성과 융합 능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직무가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제조업, 정보통신업, 금융업 등 주요 산업에서는 공통적으로 단순 업무는 줄고 고숙련 인재 수요는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평생학습과 업스킬링·리스킬링을 통한 역량 개발이 필수적이다. 결국 AI 시대의 고용 환경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전환기이며, 인간 고유의 강점을 강화하고 기술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Reference

김수현. 이시균, 박진희, 박세정, 방글, 노대영, 송지영, 고상원, 반가운 (2024). 디지털 전환과 노동시장 – 인공지능 기술이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한국고용정보원 기본연구 2024-23 보고서

정순기, 홍현균, 박미화, 박승훈, 공예림. (2024).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2022-2032. 고용노동부 보고서

장재기, 김동근. (2025). 인공지능의 고용 효과 분석 - 직종별 차별적 영향을 중심으로

한지우, 오삼일. (2023). AI와 노동시장 변화. BOK 이슈노트 2023-30호

고상원.(2023). AI시대의 생산성과 고용.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글로벌 이슈 브리프 VOL.11.

이상민.(2024). 인공지능과 미래의 일자리. 노동법률 2024년 2월호 오피니언.

홍성민.(2024). AI에 의한 노동시장 변화 대응 입법연구. 한국법제연구원 보고서

오삼일.(2025). AI와 한국경제. BOK 이슈노트 2025-2호

서유림. (2025년 5월 15일). AI가 사람을 ‘조직 밖’으로 밀어낸다… 사라지는 중간관리자, 무너지는 경력사다리. 한국투데이. https://www.hantoday.net/news/articleView.html?idxno=48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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