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꼭 보라고 추천받아 보게 된 영화, '어쩔 수가 없다'. 제목 자체가 이 영화의 줄거리이자 결말 같았다. 환경은 급변하고 있지만 그 속도에 맞추어 변화하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일자리를 찾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극단적인 경쟁. 그 아수라장 속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자를 이겼지만, 결국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AI로 인한 일자리 변화'였다.
영화 속 주인공의 처절한 사투를 보며, 이것이 머지않아 우리 사회 수많은 이들이 마주할 머지않은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서늘한 예감이 들었다. 영화는 한 개인의 비극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나는 그 이면에서 우리 공동체가 짊어져야 할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게 되었다. 개인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거대한 환경 변화의 파고를 혼자 힘으로 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결국 급변하는 환경에 맞춘 개인의 역량 개발과 진로 탐색은 물론, 노동법의 사각지대 해소와 자본 소득 편중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는 기업과 정부,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의 과제임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이제는 이러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논의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할 때이다.
1. 인간 고유 역량의 재정의와 교육 체계 구축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핵심 역량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구성원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할 수 있도록 리스킬링(Reskilling)과 업스킬링(Upskilling)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2.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포용적 평생학습 지원
기술 변화의 속도는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다. 중소기업 종사자, 비정규직, 고령층 등 교육 접근성이 낮은 소외계층이 도태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평생학습 기회 확대와 보편적 교육 복지가 실현되어야 한다.
3. 산업 구조 변화에 걸맞은 노동 안전망의 현대화
긱 경제(Gig Economy)의 확산 등 고용 형태가 다변화되고 있다. 기존의 경직된 틀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산업 구조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현대적인 노동법 개정과 사회적 안전망 마련이 필요하다.
4. 자본 소득 편중 대비와 미래형 분배 시스템 논의
중장기적으로 AI와 자동화가 자본 소득의 비중을 극대화할 것이다. 이에 따른 부의 편중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세' 도입, '기본소득'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이 중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영화는 개인의 사투만으로는 거대한 시대의 파고를 넘을 수 없음을 이 영화는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충격을 최소화하고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은 우리 사회 공동체의 몫일 것이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안전망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함을 느끼며 영화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