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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용 Mar 15. 2021

명상과 달리기, Day 329-30

이제서야 달리기가.

### 명상과 달리기 Day 329-330

2021년 3월 14일 일요일, 15일 월요일

새벽 명상, 저녁의 실내 제자리 뛰기와 해질녘의 야외 달리기.


330일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달리기를 하면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이제서야 달리기가 하루 일정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된 것이 확실한 것 같다.


다가오는 하루를 생각할 때, “달릴 수 있는 시간의 창time window가 대체 언제일까?”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그러하다.


되도록이면 실내 달리기는 하지 않고자 했지만, 재난 문자로 알림이 뜰 정도라면 좁은 집안에서 왔다갔다 가볍게 달리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해서, 거실 소파에서부터 부엌 다용도실 문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일요일 밤 잠들기 전 400미터 가량을 달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매일 실내에서 총총 뛰어다닐 수만은 없다. 월요일 저녁엔 미세먼지 상황이 ‘나쁨’이지만 ‘아주 나쁨’은 아닌 것을 확인하자마자 밖으로 뛰쳐나가본다.


최근 몇 차례 실내 달리기를 하며 깨달은 바, 아주 가볍게 달리되 페이스를 유지하기만 해도 평균 속도가 꽤 빠를 수 있다. 힘을 끌어올려 마구 달리다가 지쳐서 숨을 고르는 것이나, 아주 가볍게 달리되 한 번도 멈추지 않고 꾸준히 달리는 것이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 혹은 후자의 경우가 결과적으로는 더 빠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월요일 저녁의 달리기에는 오랜만에 (귀로 듣는) 달리기 친구가 함께 한다. 법학자 조너선 헤링Jonathan Herring의 신간 [Law and the Relational Self](법과 상대적 자아, Cambridge UP, 2019)에 대한 긴 인터뷰다.


서구적인 개별적 자아의 개념은 어떤 면에서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 결국 우리가 누구인지는 우리가 어떤 관계 안에 있고, 어떻게 돌봄을 주고받는지와 떼려야 땔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 또한 모든 사람이 보편적 취약성universal vulnerability을 지니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코로나 19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전 지구적인 차원의 재고reflection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


돌봄과 공동체, 평등과 위계에 대한 귀감이 될 사유가 그 무엇보다 논리정연한 법학적 사고를 통해 도출되는 과정을 귀동냥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나저나, 달리기를 마무리하며 쿨다운을 하며 공원의 나무를 올려다보자 어느새 가지에 새순이 올라있다.


* 오늘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3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29-30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362-6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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