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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용 Mar 20. 2021

명상과 달리기, Day 335

이게 대체 뭐람?

### 명상과 달리기 Day 335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새벽 명상, 아침의 책읽기와 달리기. 달리기 후 책읽기. 


눈을 뜨자마자 휴대전화 메모장에 남긴 내용:


박지성 박찬호와 함께, 공사 중인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동네 꼬마와 청년을 만나 조기축구를 하는 꿈을 꾸다가 알람이 울리기 직전 눈을 뜨니 4시 39분. 눈뜨자마자 한 생각은, ‘이게 뭐람?’


그래, 이게 대체 뭐람?


거실 한 구석의 타일 카페트 위에 앉아 10여 분 호흡을 가다듬는다. 이후 24그램의 원두를 전동 그라인더에 분쇄하고, 95도로 물을 데워 핸드드립 주전자에 담는다.


번역 한 시간, #오전7시클럽 30분, 책읽기 한 시간, 그리고 달리기.


날씨가 흐리지만 공기가 아주 맑은 오늘. 스마트링은 "Go easy"를 공지한다. "당신의 활동 준비도는 낮지만, 안정시 심박수는 당신의 몸이 회복하고 있음을 가리킵니다. 오늘은 좀 편안한 활동을 하세요.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러닝기어' 대신 헐렁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가벼운 걸음으로 집을 나선다. 대신, 평지 대신 인왕산을 향해 곧장 오르는 언덕을 걷기로 한다.


산기슭에 사는 고양이를 만나 시선을 주고받기도 하고, 나도 모르는 새 새순을 피우는 식물 사진을 연달아 찍기도 한다. 왜 나이가 들면 식물 사진을 그렇게나 찍게 되는걸까. 꾸준히 순환을 반복하는 식물에 대한 존경 때문이 아닐까, 하며.


그런데, 뛰는 척 걸어볼까했던 외출은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며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오늘, 나는 '무리해서 달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과도 같이 - 수분 흡수율이 높은 면 소재 상하의를 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 내가 입은 운동복은 빗방울을 튕겨내는 대신, 적극적으로 수분을 흡수한다.


맑은 공기 속 산책이 빗속의 달리기로 이어지는 토요일 아침. 잠에서 깨기 직전 꿈에서 했던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이게 대체 뭐람?'


그리하여 오늘의 책읽기 역시 (무)의식의 흐름과 같이.


"배운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 혹은 적어도 자유를 꿈꾸는 사람이 된다."(트레버 노아, [태어난 게 범죄: 트레버 노아의 블랙 코미디 인생] 96)


"이러한 면에서 블록체인은 현상유지를 선호하도록 기술적으로 설계되어 있다고 할 수 있고" (프리마베라 드 필리미, 아론 라이트, [블록체인 시대의 법과 제도: 코드가 지배하는 세상이 온다] 65)


"이 책을 쓰기 전까지 몇 가지 염려스러운 것이 있었다. 하나는 자기개발서 같은 대중 서적에 대한 미술계의 관습적인 거부와 조롱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김현숙, 신이연, 용선미, [미술하는 마음] 14) 


참, 동네 공원의 정자에서 귀여운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 돌멩이 세 알을 자기만의 장소에 예쁘게 숨겨둔(?) 것. (사진은 인스타그램 @one_day_one_day 포스팅에.)


* 오늘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약 20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35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년 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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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one_day_one_run. 포스팅에 첨부하지 못한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을 함께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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