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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용 Mar 24. 2021

명상과 달리기, Day 338

특이점이 온 달리기?

### 명상과 달리기 Day 338

2021년 3월 23일 화요일

새벽 명상, 점심 달리기, 책읽기.


오늘, 달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의 범위는 점심 휴식 시간으로 정해둔 12:00~13:30 사이의 어느 때 뿐이다. '러닝'이라기보다 '조깅' 혹은 '경보'에 가깝지만, 달리기는 달리기다.


그러다 문득, 가볍게 뒤로 달려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애초의 의미와 별개로 '웃긴 표현'으로 쓰이고 있는, 소위 '특이점'이 온 것일까?


"Hey 구글, '뒤로 달리기 효능' 찾아줘"라는 말에 대해서는:


시대나 장소, 그리고 나이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 있는 운동!


바로 달리기입니다.


특별한 장비나 기술이 필요 없는 달리기는 운동 효과 또한 뛰어납니다.


우선 심폐 기능을 향상시켜 관상 동맥 질환의 위험 요인을 감소시킵니다.


비만과 당뇨, 그리고 골다공증의 발병률도 낮아지는데요.


보통 달리기를 한 지 30분쯤 지나면 기분이 상쾌해지죠?


'베타 엔도르핀'의 농도가 높아져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등 달리기의 장점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인터뷰> 엘리자 차크라바르티(스탠퍼드대학) : "달리기를 하는 노인들은 암과 신경계 질환, 감염을 포함해 모든 사망 유형에서 생존율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달리지 않고 뒤로 달린다면 어떨까요?


... <인터뷰> 가레트 도허티('뒤로 달리기' 대회 참가자) : "뒤로 달리기는 엄청난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더 빨리 분명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주고 반사 운동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나이 든 분들에게도 좋습니다. 노인들은 낙상으로 많이 사망하니까요."


- KBS, [지구촌 건강정보] 뒤로 달리기 운동 효과 높아 (2011년 7월 29일)


그런데, 귀가하고서 웹브라우저에서 검색을 해보니 이게 '머선 일이고?' 싶은:


최근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뒤로 달리기가 건강을 지키는 운동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뒤로 달리거나 걷는 것은 알려진 것과 달리 일반인들에게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KBS, [스포츠와 건강] 뒤로걷기 효과 없다 (1998년 11월 22일)


어쨌거나, 오늘도 손에 잡히는대로 펼쳐든 책은:


놀랍게도 마지막으로 집어든 것이 한 달 전이라고 (친절하게도 한 달 전의 내가 책갈피에 날짜와 시간을 써둔)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관료제 유토피아: 정부, 기업, 대학, 일상에 만연한 제도와 규제에 관하여]다.


학부에서 세 가지 전공을 하면서 석사를 한 큐에 끝내면서 열심히 이론을 탐독했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내가 오랫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걸 두꺼운 책 가운데 두 페이지에 실린 몇 문단으로 정리해두었다.


그렇다면 좌파의 견해에서 볼 때, 인간 생활의 숨겨진 진상은 세상사가 그냥 일어나지 않는다는... 그것은 자연적인 사실이 아니다. ...세상만사는 우리가 집단적으로 그것을 만들었기 때문에 존재한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할 법한 사물을 상상하고 난 다음 그것을 산출해 낸다. 하지만...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게 분명해진다. 만일 좋아하는 어떤 세상을 상상하고 그 다음에 그것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면, 대체 누가 이런 모습의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일까? ...자본주의가 어떤 외부의 힘에 의해 우리에게 부과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것은 매일같이 우리가 일깨우고 만들어 내기 때문에 존재할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어느 날 아침 깨어나 모두 집단적으로 다른 어떤 것을 만들기로 결정하며, 자본주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이고 혁명적인 질문이다. 우리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 그 밖에 다른 어떤 것을 정확히 일깨우고 상상하고 만들어 내도록-하기 위해 존재해야 할 조건들은 무엇일까? (137)


그러니까 생시몽(St. Simon, 1675-1755)이 말한 예술에 대한 - 전위로서의 - 시선, 예술대학교 법인화 시위 등에서 종종 마주하게 되는 "상상력에 힘을(혹은 권력을)!"이라는 문구에서 전제하는 예술의 가능성이란 정확히 '다른 세상을 상상케 하는'것에 자리하는 것이다. 생시몽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사회절서의 전위대 또는 선봉대로 나서, 생산을 주도하는 제조업의 장엄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시절에는 기이한 소논문 집필자의 환상처럼" 보였지만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간헐적이고 불확실한 그러나 겉보기에는 영원한 헌장"(136)이 된 것.


네, 오늘도 이렇게 배우고 갑니다. 뒤로 달리기의 효능에 대한 엇갈린 주장과, 예술이 지닌 상상력의 힘에 대해. 어쨌든, '특이점이 온 달리기'로서 가볍게 뒤로 달리기는 동적 스트레칭의 일환으로 종종 시행할 계획.


* 오늘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5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38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년 6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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