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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Dec 23. 2023

재하 창업기 11. 첫 투자와 첫 채용

재하 창업기

저희 래티스는 빠르게 프릭스의 MVP를 완성하고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7월에 첫 투자와 첫 채용을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래티스가 어떻게 처음으로 투자를 받고 좋은 분을 모시게 되었는지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지난 타임라인>

- 5월 1주: 래티스 시작 및 아이디에이션 (1주)

- 5월 2주: 프릭스 프리토타이핑 (1주)

- 5월 3주 ~ 6월 2주: 프릭스 MVP 완성 (5주)

- 6월 3주: 25개사로 클로즈베타 시작!


클로즈베타 서비스 시작

MVP가 완성된 후, 프릭스는 클로즈베타를 시작했습니다. 클로즈베타란 모든 고객에게 가입을 열어두지 않고 제한된 유저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실제로 저희는 서비스 이용을 희망하는 경우 연락처와 함께 문의를 남기도록 했고, 문의를 남긴 고객사에게는 화상 미팅 이후에 가입 링크를 별도로 전달하였습니다. 이처럼 클로즈베타 서비스는 유저의 수를 빠르게 늘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초기 제품으로서 고객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으며 서비스를 고도화하기에는 적합한 방식입니다.


저희는 클로즈베타 기간 동안의 목표를 '제품 고도화', '브랜드 가치 제고', 그리고 '고객과의 스킨십 강화'로 설정하였습니다. 우선 제품 고도화 측면에서는 프릭스의 수준을 국내에서 비교 불가능하게 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해외 레퍼런스 서비스를 조사하고, 엑셀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UX를 고도화하기로 했으며, 디자이너 외주를 통한 UI 개선을 계획하였습니다. 브랜드 가치 제고 측면에서는 여러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프릭스를 알리고, 뉴스레터나 블로그 및 커뮤니티 등을 통해 브랜딩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객과의 스킨십 강화 측면에서는 고객사 50개 확보를 목표로, 고객수를 당장 무리하게 늘리는 것은 지양하고, 고객들과 매우 자주 소통하며 고객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빠르게 제품의 수준을 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MVP를 마무리할 시점에 상원님이 작성한 노션 문서. 클로즈베타 기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시드 투자를 받기로 결정했다.


시드 투자에 대한 결정

저희는 클로즈베타 기간에 대한 계획을 세우며 채용 및 투자 방향도 논의하였습니다. 상원님과 저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투자에 대한 의견이 동일했습니다. 저희는 투자금만으로 연명하는 기업이 되는 것을 지양하며, 투자는 필요 이상으로 받지 않되, 필요할 때는 성장을 위해 투자를 받고 투자금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지금이 사업의 속도를 위해 투자를 받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상원님과 둘이서 매우 많은 것을 빠르게 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것을 해야 했습니다. 리드(잠재고객)를 확보하고, 콘텐츠를 작성하고,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등 수많은 일을 더 해야 하는데, 고객사가 늘어날수록 고객사의 요청사항을 반영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소비자 대상의 B2C 서비스라면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현금 등을 자체 조달 가능하겠으나, 기업 대상의 B2B SaaS의 경우 매출이 올라오는 시점이 길어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프릭스는 이제 막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라서 아직 매출이 없었고, 래티스의 자금은 법인을 설립할 때 넣은 자본금이 전부였습니다. 저랑 상원님 둘 다 월급을 받지 않고 있었기에 지출은 얼마 없었지만, 그렇다고 좋은 분을 모셔오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스프링캠프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캠프파이어 소개 페이지


첫 투자: 스프링캠프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선정

저희는 시드 투자를 받기로 결정하고, 스프링캠프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캠프파이어 7기에 지원했습니다. 스프링캠프는 네이버 계열의 VC(벤처캐피털)로,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FLEX, 클래스101 등 200여 개 스타트업 회사에 투자한 국내 최고의 초기투자사 중 한 곳입니다.


캠프파이어 7기의 투자는 저희가 생각하는 래티스의 가치보다는 적은 금액의 밸류에이션이기는 했지만, 이후 라운드 진행 시 밸류를 높여서 만회가 가능하며, 통상 3개월 넘게 걸리는 투자 라운드를 빠르게 마무리하여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드 투자를 받는다면 창업팀을 믿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스프링캠프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프릭스 클로즈베타 서비스가 시작된 지 약 1주일 후인 6월 29일, 수백 개의 스타트업 중 6팀을 선발하는 캠프파이어 7기 프로그램의 최종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저희 래티스가 프로그램에 선정된 것입니다! 아직도 합격 소식을 들은 순간이 생생한데, 당시 저희는 삼차라는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오후에 발표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녁까지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서 긴장되는 마음으로 식사를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합격 소식을 듣고는 남은 저녁을 정말 맛있게 먹었고, 퇴근 전에 간단히 와인을 마시며 자축했습니다.


스프링캠프에서 제공해 준 서울대입구역 근처 사무실


첫 채용: 시니어 엔지니어 두영님 합류

사실 캠프파이어 선정이 마냥 기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아직 프릭스의 PMF(Product-Market Fit, 제품-시장 최적화)를 검증한 것도 아니고, 이제야 출발선에 섰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저는 창업을 꿈꿔왔지만 제대로 출발선에 서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출발선에 섰다는 사실에 설레면서도, 앞으로가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에 긴장도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프로그램에 선정된 덕분에 저희는 첫 채용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원님과 저는 캠프파이어에 선정되기 전에 미리 좋은 인재를 찾기 시작했었는데, 그때 상원님 지인의 소개로 윤두영 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두영님은 LG전자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후 중견기업 및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역량을 쌓아오셨는데, 잠깐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정말 겸손하고 좋은 분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량은 물론 성향도 저희와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캠프파이어에 선정되고 바로 두영님께 연락을 드렸고, 마침내 두영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두영님을 모시게 된 것이 래티스에게 정말 엄청난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두영님은 래티스의 세 번째 멤버로서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계시며, 이제는 두영님이 없는 상황이 상상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두영님은 겸손한 자세로 항상 배움에 적극적이며 동료의 장점을 잘 발견하고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분인데, 두영님의 장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글 하나를 따로 작성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래티스 클로즈베타 시작 타임라인>

- 6월 3주: 25개사로 클로즈베타 시작

- 6월 29일: 스프링캠프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캠프파이어 7기) 선정

- 7월 3일: 두영님 합류 결정

- 7월 4일: 서울대입구역 BS타워 사무실로 이사

- 7월 7일: 캠프파이어 7기 킥오프

- 7월 14일: 한국산업단지 오픈이노베이션 합격

- 8월 1일: 두영님 첫 출근!


캠프파이어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에도 저희는 정말 열심히 달려갔습니다. 꾸준히 고객사의 의견을 들으며 서비스를 계속 고도화해 나갔고, 점차 더 많은 고객사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산업단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폴라리스오피스로부터 지원을 받고 조언을 들을 수도 있었습니다. 창업의 출발선을 넘어 달려가는 것은 정말 바쁘고 쉽지 않지만, 그 과정이 즐겁고 달리면서 흐르는 땀은 달콤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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