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백신을 맞고 오늘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열 속에 몽롱한 머리로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고 있는 중, 한낮의 꿈속 두부가 나왔다. 두두가 거실 스크래처 위에서 자고 있길래 저긴 두두가 좋아하는 자리가 아닌데 어쩐 일이지, 생각하며 우리 두부는 어디 있어? 하고 방을 들여다보니 방 안 스크래처 위에 지그시 눈을 감은 두부가 앉아있다. 두부 어쩐지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 라며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는데 평소와 달리 털이 뻣뻣하다. 털이 왜 이렇지, 생각하는 와중에 옆에 다가온 두두가 평소처럼 눈곱이 치렁치렁 지저분한 얼굴을 하고 있어 나는 이게 꿈인 줄도 모르고 이제 눈을 뜨면 두부가 없는 줄도 모르고 지저분한 두두 얼굴만 닦아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