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내가 걸어가는 모습이 타인의 시각으로 보이는 기분이다. 사실 나는 이미 완전히 나이 들어 버렸고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는데 그 회상 속의 모습이 현재인 것 같은 느낌. 모든 게 꿈같고 의미 없고 사실은 실체도 없는 허상 같다. 너무 긴 시간을 보내왔는데 여전히 인생이 너무 길다.
모든 것이 끝나버렸는데 나만 그걸 모른 채로 매일 같은 장면을 되돌려보는 것 같다. 건전지가 닳은 강아지 인형을 진짜 강아지인 줄 알고 깨워보려 끝없이 쓰다듬고 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