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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3

여름시 연작

by 황인경

지하철 출구를 나서면서

빵실하게 잘 부푼 구름을 보며

잠시 걸음을 멈추는 일

살갗으로 스미는 여름빛의 삼투압은

한동안은 곱씹을만한 광합성의 일

이제는 가뿐해진 청보리의 품 안에

양귀비꽃이 빨강을 던져놓는다

모든 나뭇잎을 만져보며

모든 가게 유리창을 서성이며

여름 지도를 그려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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