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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4

여름시 연작

by 황인경

한해살이 풀이 겁도 없이 자란다

돌아서면 한뼘만큼 더 자라 있다

바람은 늘 강으로부터 불어와

가늘게 뜬 눈으로 진심을 말하게 한다

알려지지 않은 일을 다 비밀이라 부르기엔

그저 빵끈으로 살포시 묶어둔 거 아닌지

밀짚색으로 시드는 침묵은

돌아서면

심전도음 비프가 튀어오르듯 다시 활기가 돈다

유리잔에 맺힌 물방울

물방울이 맺힌 사람

많은 이야기 숨겨지지 못하고 오고

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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