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를 낳은 친구
고체처럼 단단하던 눈빛이 조금 물러졌다
나는 요새 무슨 약을 먹는지 근황으로 이야기했고
다른 친구는 싫어하는 사람 이야기를 했다
새롭게 열리는 삶의 가능성이 두렵다
물이나 술을 엎지르고
휴지 케이스에서 빳빳한 휴지가 몇 장씩 빠져나간다
좋은 사람들이 사이좋게 하루씩 늙어가고
다가오는 날에 오늘을 내던진다
어깨를 붙이고 지나간 유행가를 부른다
웃음이 다 애처롭다
옛사랑의 얼굴이 가물가물하다
어제 비가 오는 거리를 자전거로 내달렸다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